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두린 왕자)'(18)
한라일보 : 2006. 12.18.
18
왕자는 소막을 가로질러 가신디, 그저 고장 혼 송이와 마주쳤을 뿐이었다. 그 고장은 시 장의 고장잎을 고졍이신디, 보잘 것이 어신 고장이었다.
“머햄시냐?” 허고 왕자가 고랐다.
“펜안해시냐?” 허고 고장이 고랐다.
“사름덜은 어디 이시니?” 허고 왕자가 공손하게 고라봤다. 그 고장은 언젠가 상인들이 몇 사름 모들락허게 떼지엉 가는 것을 본 적이 이섰다.
“사름덜? 나가 본 기억으로는 예닐곱 명 이신 것 닮아라. 난 몇 년 전이 가네들을 뵈랜본 적이 있주게. 경헌디 가네가 어디 이신진 모르켜. 가넨 보름 부는 대로 모들락허게 떼지엉다니주게. 가넨 뿔 리가 어서부난 어려움을 하영 겪엄실 거여.”
“잘 이시라.” 허고 왕자가 작별인사를 허였다.
“잘 가라.” 허고 고장이 고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