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두린 왕자)'(19)
한라일보 : 2006. 12.20.
19
왕자는 높은 산으로 올라갔다. 가이가 지금꺼졍 알고 이신 산은 가이의 무릎정도 높이 바끼 안 되는 시 개의 화산뿐이었다. 경허고 가이는 사화산을 의자로 사용하기도 허였다. 경해부난 가이는 ‘이 산추륵 높은 산신디서는 요벨에 이신 거 몬딱허고 요 벨에 사는 사름덜 몬딱을 혼 눈에 뵈래질 수 있겠지……‘허고 생각허였다. 경했주만 가이는 뾰족한 바위로 된 봉 말고는 호나도 뵈래지 못허였다.
“안녕” 허고 왕자가 혹시나 행 외쳤다.
“안녕…… 안녕…… 안녕…… 안녕.” 허멍 메아리가 대답허였다.
“이녁은 누게꽈?” 허고 왕자가 고라봤다.
“이녁은 누게꽈…… 누게꽈…… 누게꽈…… 꽈……” 허고 메아리가 대답허였다.
“나영 벗 하게 마심. 난 외로와마심.” 허고 가이가 고랐다.
“난 외로와마심…… 난 외로와마심…… 난 외로와마심.” 허멍 메아리가 대답허였다.
경해부난 가이는 이추룩 생각허였다.
‘요 벨은 잘도 이상헌 벨이여! 요 벨은 바싹 말랐고, 또 막 뾰족허고 거칠고 험악한 곳이여. 경허고 사름덜은 상상력이 어서부난 놈이 고른 말을 되풀이 헐뿐이여…… 나 벨에는 고장이 혼 송이 이서나신디, 항시 그 고장이 먼저 말을 고랐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