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소막에서 비형기가

마감된 자료-------/어린왕자(제주어)

by 자청비 2007. 4. 1. 22:01

본문

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두린 왕자)'(24)


한라일보 : 2007. 01.01. 00:00:00

24

소막에서 비형기가 고장을 일으켜분 지 8일째 되는 날이었다. 난 내부러뒀던 마주막 물 혼 봉울을 들이키멍 그 세일즈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게매! 느 추억은 촘말 재미지구나게. 경헌디 난 아직도 나 비형기를 못 고쳤쪄. 경허고 드리쌀 물도 어시난 나도 우물이 이신디꺼지 천천히 걸어가지민 조켜게!” 허고 난 왕자신디 고랐다.

“나 벗 여시는……” 허고 가이가 고랐다.

“얘야, 지금은 여시에 대허영 말을 노눌 때가 아니어게!”

“무사마씸?”

“목 몰란 죽어점시난……”

경해도 가이는 나 말을 못 알아먹엉 이추룩 대답허였다.

“비록 죽게 된댄 해도 벗을 가정 이신 건 좋은 거주마씸. 난 여시를 벗으로 사귀었댄 헌게 잘도 기뻐마씸……”

‘이 아인 얼마나 위험한 상태에 이신 지 느끼지 못햄꾸나. 야인 배고픔도 갈증도 느끼지 않햄꾸나. 햇빛만 호끔 이시민 충분허주게……‘ 허고 난 혼자서 생각허였다. 경헌디 왕자는 나를 뵈래어 봥게마는 나가 그추륵 생각했던 거세 대허영 이추룩 대답허였다.

“나도 목이 마루우다…… 우물을 초지래 가게 마씸……”

난 피곤헌 거추룩허였다. 요 끝어신 소막의 혼 가운데서 아무상 어시 우물을 촞잰 허는 건 아맹해도 안되는 일이라 부난. 경했주만 우리는 걸어가기 시작허였다.

우리가 요라 시간 동안 속솜허영 걷고 이서신디 날이 왁왁허고 벨덜이 반짝이기 시작허였다. 난 갈증 따문에 호꼼 열기를 느끼면서 꿈을 꾸는 것추륵 그걸 뵈래었다. 왕자가 고른 말들이 나 기억 쏘곱에서 춤을 추고 이섰다.

“너도 경 목 몰르냐?” 허고 나가 왕자신디 고랐다.

경헌디 가이는 나의 질문에 대답허지 않허였다. 가이는 그저 나신디 간단허게 이추룩 고를 뿐이었다.

“물은 모심에도 좋을 거우다게.”

난 가이가 대답허는 말의 의미를 알아먹지는 못했주만 아무런 말도 안했다…… 난 가이가 곧는 말이 무시겐 곧는 말인지 물어보민 안된댄 허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가이는 피곤허영 주저 앉았다. 난 가이 조끄티 주저 앉았다.

호꼼 속솜핸 있당 가이가 고랐다.

“벨덜은 벨 어디산디 보이지 않헌 고장이 이서부난 곱딱헐 꺼라 마씸……”

“건 경허주.” 허고 대답헌 후제는 속솜행 달빛 아래 펼쳐진 주름진 모살 언덕을 뵈래봤다.

“소막은 잘도 고와양……” 허고 왕자는 덧붙영 고랐다. 경허고 그건 사실이었다. 나도 언제나 소막을 좋아했었다. 모살 언덕에 앉아 이시밍 아무 것도 안 뵈려지곡 아무 소리도 들리진 않는다. 경해도 뭣산디 솔째기 빛난다.

“소막이 곱딱헌 건 거기 어딘가에 우물이 고방있기 따문이라 마씸……” 허고 왕자가 고랐다. 난 모살이 신비롭게 삔찍삔찍 허는 이유를 갑자기 알아불게 되었다. 나가 두린 아이였을 때 잘도 오래된 집에서 살았었다. 경헌디 전설에 의하면 거기에 보물이 꼽져졍 있댄 허였다. 경해도 물론 아무도 그걸 못 초잣었다. 아맹해도 아무도 그걸 촟잰 허지도 안했던거 닮다. 허주만 그것 따문에 나 집은 매력이 이섰다. 거기는 그 가슴 쏘곱에 무신 비밀을 곱쪈 있었던 것이다…….

“게매, 집이든 벨이든 소막이든 그것을 곱닥허게 허는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허주게!” 허고 난 왕자에게 고랐다.

“난 아주방이 나 벗인 여시영 꼭 고튼 생각을 허영 이선 지꺼지우다.” 허고 가이가 고랐다. 왕자가 좀 들어부난 난 가이를 양 폴에 껴안앙 또시 걷기 시작허였다. 난 가슴이 몽클랑 해지는 걸 느꼈다. 난 마치 깨져불락말락 허는 보물을 고졍가는 거 곧탔다. 요 지구상에는 가이보다 더 연약한 건 아무 것도 어신 거 곧탔다. 난 가이의 창백한 임댕이영 감앙 이신 눈이영 보름에 휘날리는 허운데기를 달빛에 비춰보멍 이추룩 생각했다.

‘나가 지금 여기에서 보고 이신건 겁데기 뿐이주게. 가장 중요헌 건 보이지 않허주게……‘



가이의 입술이 절반 정도 벌어진 채로 빙새기 웃는 걸 보멍 난 또 이추룩 생각허였다.

‘이 좀들어 이싱 왕자가 나를 그추룩 감동시킨 이유는 야이가 고장에 대허영그네 성실했기 따문이주게. 경허고 또 야이가 좀자멍도 장미고장의 이미지가 가이 모심 쏘곱에서 등불의 붓고장추룩 빛나고 이시난이주……‘

경허여부난 난 가이가 더욱 연약해댄 허는 느낌이 들어서 등불을 잘 보호해줘 헌다. 무산고 허민 보름이 불민 등불이 꺼져 불지도 모르난이다…… 경허당이네 난 이추룩 질을 걸어가다그네 동이 틀 무렵에 우물을 발견허였다.

'마감된 자료------- > 어린왕자(제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물 조끄띠는  (0) 2007.04.01
"사름덜은 다덜 특급열자를…"  (0) 2007.04.01
"안녕허우꽈"  (0) 2007.04.01
바로 그 때 여시가  (0) 2007.04.01
경해신디 오랫동안  (0) 2007.04.0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