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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국제고와 민족사관고

세상보기---------/현대사회 흐름

by 자청비 2007. 5. 1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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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유일한 사립국제교육특수목적고인 청심국제중·고등학교와 국제계열을 운영하고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를 탐방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생겼다.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청심국제중고교와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민족사관고는 국제지도자 양성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매우 탄력적인 교육과정과 적절한 영어활용 수업 등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청심국제중고등학교

청심국제중고교 본관 전경. 원내는 이종효 교장 

 

학생들이 외국인 교사와 함께 수업하고 있는 모습 


지난해 3월 문을 연 청심국제중·고등학교는 이제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교육계 안팎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중학교 과정 때부터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데다 교사와 시설이 최고수준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교육목표는 이타적 품성 배양, 창의적 지식교육, 국제지역전문교육을 펴 국제사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 학교의 자랑은 우수한 교사진이다. 올해 교사수는 58명으로 교사확보율이 180%를 넘는다. 석·박사급 교사도 70%에 이르며 외국인 교사도 도 15명이나 된다. 외국인 강사는 어학담당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물, 국제경제, 국제정치, 종교문화 등 다양하다. 물론 교사들에 대한 대우는 일반계 고교보다는 월등하다.

 

학급당 학생수는 25명이다. 중·고교 공히 2학년까지만 있으며 학년당 학생수는 대략 1백명이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교사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처럼 자기가 받아야 할 과목의 담당교사를 찾아가서 수업을 듣는다. 수업은 과목에 따라 수준별로 이뤄진다. 수업은 철저히 토론식으로 이뤄진다.

 

청심국제고는 국제고라는 특성에 맞게 학생들에게 국제정치와 국제경제, 비교문화 등을 82단위 이상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영어는 기본이다. 국어, 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국제전문교과와 영어교재는 외국원서를 교재로 채택했다. 대학과목 선이수제도(AP)를 도입했다. 대학과목선이수제도(AP)는 우수한 실력을 갖고 있는 고교생이 대학 이수과목을 미리 배우고 나중에 대학진학때 그 학점을 인정받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AP테스트센터로 공식 인정을 받은 학교에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청심국제고는 올해 공식Ap테스트 센터로 인정도 받았다.

 

또 외국대학 진학생들을 위한 유학디렉터팀을 운영하고 클럽활동과 모의법정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인 자기주도적 연구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학생 5명이 1팀을 구성해 1년동안 연구과제를 해결하게 된다. 이 과제는 중간발표를 거쳐 학년말에 최종발표를 하게 되고 영어로 작성 제출된 최종결과물을 한데 묶어 학생들의 1년동안 연구보고서로 발간된다.

 

학생들은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해외 봉사활동을 해야 하고 태권도 유단자도 돼야 한다. 사물놀이나 바이올린 등 1인 1악기도 필수다.

 

이 학교 학생의 1인당 학비는 연간 2천만원선에 이른다. 값비싼 학비로 인해 귀족학교라는 말을 듣는 것이 학교측은 편치않다. 학생들의 학비로만 꾸려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투자되는 재단전입금 역시 엄청나기 때문이다. 재단전입금은 지난해 40억원이었고, 올해도 50~60억원에 이른다. 시설투자비까지 포함한다면 올해 재단전입금은 2백50억원이나 된다. 재단이 통일교 재단이라는 점이 강점이자 약점으로 지목된다. 일부에선 통일교를 교육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그러나 현재 철학적 차원 및 세계 종교 이해 차원에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에 대해 배울 뿐 별도의 통일교 교육을 하고 있지는 않다.

 

학생들은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에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문과목은 영어수업이 다소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다. 또 일반고교에 비해 국제정치 등 다양한 과목들을 배울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학비가 비싼 것 같지만 타 외국어고나 사교육비 등을 감안하면 그다지 비싸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민족사관고등학교

민족사관고 본관 모습. 원내는 이돈희 교장

 

한 학생이 앞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으며 지도교사는 학생자리에 앉아 설명을 듣고 있다. 


우리는 장차 밝은 조국 건설을 위한 각계각층 지도자되자" 민족사관고등학교 인문사회관인 충무관 현관에 걸려 있는 글이다. 1996년 설립된 민족사관고는 세계 어느 유명 고교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학교 정문부터가 인상적이다. 정문 왼편 기둥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동상이 서있고, 오른편 기둥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민족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정문을 지나면 노벨상 수상자 흉상 좌대가 마련돼 있다. 이 학교는 졸업생 가운데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리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 학교의 교육목표가 민족지도자교육과 영재교육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민사고는 특수목적고가 아닌 일반고다. 굳이 학교 형태를 말한다면 자립형 사립고이다. 다만 국제계열의 프로그램을 도입 운영하는 점이 일반고와 다르다. 즉 국제계열 2~3학년 교육과정은 일반고와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현재 개설된 교과는 과학전문, 외국어전문, 국제전문, 대학과정교과(AP)로 구분된다. 물론 1학년 학생도 국민공통기본교과인 10학년 과정을 마쳤다고 인증되면 보다 수준높은 교육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그야말로 무학년제다.

 

이 학교 기획부교장은 "민사고는 고정된 교육과정이 없다"고 단언한다. 정규수업은 주당 32시간이다. 이 외에 정규수업은 진행되지 않는다. 방과후 학교라는 개념도 없다. 다만 개별탐구활동(Individual Research)이 있다. 영어약자로 아이알(IR)이라 부르는 이 활동은 정규교과에서 개설할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과정을 개설해 학생들의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고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다양한 경험과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설됐다. 학생들은 매주 8시간 IR을 운영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동시에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특성을 강화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교내에서는 철저하게 영어상용정책(English only Policy))을 추구한다. 국제적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능력의 하나로 영어로 하는 의사소통의 완벽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모든 수업이 영어로 이뤄지느냐는 물음에 대해 학교측은 긍정도 부정도 않는다. 영어로 수업하느냐, 국어로 수업하느냐의 문제는 어느 것으로 했을 때 교육적 효과가 큰가에 따라 교사가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다. 다만 교사든 학생이든 언제, 어디서, 어느 과목이든지 영어로 하는 수업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수업방식은 역시 철저하게 토론식으로 이뤄진다. 교사의 역할은 보조에 그치고 학생들이 수업을 주도하거나 교사와 학생이 서로 묻고 답하는 형태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 학교는 지난 2001년 국내고교로선 처음으로 AP테스트센터로 인증받았고, 2004년엔 SAT(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미국의 표준화된 시험)와 PSAT(미국 진학적성예비시험) 테스트센터로 인증받았다.

 

학생은 현재 4백33명이며 학급당 학생수는 15명이다. 정규 교사는 64명으로 대부분 석·박사급이다. 학생들의 학비는 연간 1천5백만원에 이른다. 적지 않는 돈이지만 연간 경상적자가 20억원에 이른다. 적자는 재단전입금으로 보충한다. 이 학교 재단은 파스퇴르유업을 일으킨 최명재씨가 이사장이다. 최이사장이 교육에 큰 뜻을 품고 민족사관고를 세웠다. 그러나 설립 2년여만에 IMF로 파스퇴르유업이 다른 기업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학교가 재정난에 부딪혔다. 그래서 당초 전교생을 장학생으로 육성하려던 계획이 무산되고 현재 모든 학생이 학비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철저하게 학생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는데다 모든 것이 자율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또 토론식 수업을 통해 어떤 사안에 대해 내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며 토론식 수업의 장점을 말했다. 그러나 국내대학에 진학예정인 일부 학생은 학과공부가 대입수능과는 너무 달라 혹시나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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