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꾸지람이 칭찬보다 더 어렵다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7. 5. 17. 09:53

본문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적 습관의 중요성을 깨우쳐주기 위해 많이 인용되는 말이다. 이 속담의 유래는 이렇다.

 이웃집에서 놀던 어린 아들이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훔친 바늘을 내밀었다. 아들은 내심 혼날 것으로 생각했지만 어머니는 오히려 "재간이 좋다"며 칭찬했다. 이후 이같은 일이 반복됐다. 세월이 흘러 청년이 된 아들은 소를 훔치다 걸려 형벌로 사형당하게 됐다. 어머니는 사형장에 끌려가는 아들을 보며 "왜 그런 도둑질을 했느냐"며 슬프게 울었다. 그러자 아들은 "내가 처음 바늘을 훔쳤을 때 어머니가 꾸지람을 했더라면, 오늘 이처럼 죽게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얼마전 경기도 안산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자기 아들에게 꾸지람했다"며 여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시흥의 한 중학교에서도 학부모가 아들의 두발문제를 나무랐던 교사를 폭행한 일이 있었다. 교사와 학생간, 교사와 학부모간 신뢰관계가 무너져 빚어진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부모들의 지나친 자녀 감싸기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올해초 서울에서는 TV를 그만 보라는 부모의 꾸지람에 초등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교복치마가 짧아 담당 교사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여학생이 학교에서 투신한 일도 있었다. 부모의 과보호 속에 자란 어린 학생들이 가벼운 꾸지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을 추스르지 못해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간 경우다.

 미 뉴욕대 소아정신과 카렌 M 홉킨스 교수는 만 3세가 되기까지 꾸중만 들은 아이는 좌뇌 측두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감정이 없는 아이가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대로 만 3세부터 12세까지는 정당한 방법으로 꾸지람을 하지 않으면 전두엽이 단련되지 않아 성인이 돼도 인내심과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연구도 있다.

 요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면서 칭찬 일변도의 교육방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30년 넘게 육아 상담가로 활동하면서 '좋은 꾸지람 나쁜 꾸지람'이라는 책을 펴낸 히타노미키는 "아이를 바르게 키우는 데에는 꾸지람이 칭찬만큼이나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동교육 전문가들은 칭찬과 꾸중의 적절한 활용은 올바른 인격을 갖춘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있어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꾸지람은 상대의 결점을 찌르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꾸지람은 따뜻해서 들으면 분발하게 되고 몸 안에 힘이 생기게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꾸지람은 칭찬하기보다 더 어렵다.<2007. 5.17>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