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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테레사의 삶과 그리고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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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07. 9. 1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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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수녀의 감동 글 `Poor is Beautiful`

 

지난 9월 5일은 테레사 수녀의 10주기였다. 그의 10주기에 맞추어 두 권의 책이 출간되었는데, 그 중 한 권이 이 책 <마더 테레사의 삶 그리고 신념>(예담. 2007)이다.

 

다른 한 권은 <마더 테레사-와서 내 빛이 돼라>로 테레사 수녀가 무려 50년 동안 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고 고통스러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신은 있다” “없다” 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테레사 수녀가 성인으로 추대 받는 데 걸림돌 될 것이란 설마저 돌았다고 한다.

 

종교란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일까? 신을 의심하는 성자에겐 성자 자격이 없나? 이 책 <마더 테레사의 삶 그리고 신념>은 그러한 의문들을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일축한다.

 

“사랑은 고결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허리 숙여 상처와 눈물을 닦아주는 것입니다”

 

고결한 이론, 아름다운 신앙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적인 행위다. 테레사 수녀는 어느 누구보다 예수와 닮은 삶을 살았다. 예수를 느끼지 못한다고 호소하면서도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그의 말을 따랐다. 자연스럽게, 너무나 당연하게.

 

사진가인 저자 오키 모리히로의 발자취를 쫓다 보면, 테레사 수녀가 이룬 ‘사랑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는 죽음 직전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임종자의 집’을,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고아의 집’을,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평화의 마을’을 세웠다. 그 속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일했다. 이러한 행위 외에 더 중요한 것이 있는가.

 

“내가 만약 사회복지나 자선을 위해 활동한다면 행복했던 집도 버리지 않았을 것이고, 부모와 헤어지지도 않았을 거예요. 나는 하느님에게 몸을 바쳤으므로 지금 내가 하는 일은 휴머니즘이니 뭐니 하고 떠들 만한 게 아니랍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일 뿐이지요.”

 

그는 비장감과는 거리가 멀다. 온화하면서도 단호하고, 강인하면서도 인간적인 사람. 굶주린 여인의 손을 잡는, 우는 아이를 안아주는, 죽어가는 노인 앞에 무릎 꿇는 그는 그렇다. 이 책에 담긴 사진과 육성에는 그의 의지가 실려 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할 때, 모든 감상과 허례허식을 벗은 채 인간 깊은 곳의 고갱이 대 고갱이로만 연결되고자 하는 의지가.

 

“봄베이에서 열린 성체대회에 참석한 교황 바오로 6세가 귀국하면서 자신이 타던 의전용 자동차인 링컨 콘티넨탈을 마더 테레사에게 선사했다. 이상향 건설 비용 마련을 고민하던 마더의 뇌리에 바로 이 자동차가 떠오른 것이다. 10만 루피짜리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고 백루피를 기부하는 사람에게 복권 한 장을 준다. 그렇게 해서 복권 5천 장만 팔면 순식간에 50만 루피를 모을 수 있다는 게 마더의 아이디어였다.”

 

‘평화의 마을’을 세울 때 보여준 현실감각 또한 테레사 수녀의 진면목이다. 멋진 할머니이지 않은가. 번뜩이는 아이디어 속에 굳은 심지가 보인다. 뒤로 물러날 줄 모르는 의지 그리고 이웃을 자기 몸처럼, 생활처럼, 이상향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이 책은 ‘가난’을 ‘일상’처럼 조명했다는 점에서 빛을 발한다. 가난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는 것, 무섭고 더럽기만 한 인상을 초월할 수 있는 것. 마더 테레사를 비롯한 <사랑의 선교 수녀회> 수녀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몸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극히 담담하다.

 

가난한 사람들의 웃음은 그렇지 않은 이들의 웃음과 마찬가지로 아름답다. 그들은 작은 손길에도 고마워 어쩔 줄 몰라 하며, 자신들이 받은 감동을 감추지 않는다. Poor is Beautiful. 사랑은 이처럼 사소한 동기에서 시작되어 작은 실천을 통해 커가는 것이다.

 

자, 이 한 권의 책을 사볼 수 있는 우리는 최소한 절대빈곤에 처한 이들보다 부유하다. 그러므로 부담 없이 테레사 수녀의 말에 솔깃해 해도 괜찮다.

 

“부유한 사람이 일부러 가난한 사람을 차별하지는 않아요. 부유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 있는 줄 모를 뿐이에요. 알게 되면 반드시 무언가를 할 것입니다. 한 번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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