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넘어 요하문명론
우실하 지음 소나무刊
지난 2002년 소위 '동북공정'이 한중 사이의 역사전쟁으로 치닫게 됐다. 그러나 동북공정에 대해 우리는 고구려 역사왜곡 문제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켜왔고, 그 전모를 파악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어느날 갑자기 등장한 것으로 일반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앞서 중국은 이미 다른 역사관련 공정들을 진행했으며 동북공정은 이런 선행 공정들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한다. 즉 하상주단대공정 - 중국고대문명탐원공정 - 동북공정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역사관련 공정은 중국이 21세기 '대(大)중화주의 건설'을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국가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21세기에 중국이 세계 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족의 역사를 확장하려고 시도한 것을 보면 신강 만주지역의 위구르족을 통합한 서북공정과 티베트지역을 통합한 서남공정, 몽골의 땅 일부를 내몽골이라고 호칭하여 통합한 북부공정 등이 있다.
그리고 하상주 삼대를 역사시대로 자리매김하는 단대공정과 전설의 시대로 보았던 삼황오제시대를 역사시대로 인정한 탐원공정에 이어 동북 만주지방의 유구한 역사를 중화족의 역사로 만들기 위한 동북공정이 진행됐던 것이다. 알다시피 동북공정은 ‘고구려문명의 중국화’가 목표였지만 그 연장선상에서 발해문명까지 중국역사로 통합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역사관과 공정들을 보면 중국의 최종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요하문명’을 바탕으로 ‘대중화주의’를 완료하는 것으로 저자는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요하문명론이 완성되면 고구려 발해는 물론이거니와 부여사와 단군조선사까지 중국사로 편입되고 만다. 중국은 요하지역의 문명과 몽골문명이 황하문명으로 흘러 들어와 중화문명을 만들었다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동북공정으로 한중간 갈등이 심화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역사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제 요하문명을 중화문명의 시원으로 잡고 요하 일대 모든 민족의 역사와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한다면 이것은 역사전쟁을 넘어 '문명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고대 문화와 사상을 연구하는 것은 단지 고대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사회의 비전을 밝히는 빛을 발견해내는데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며 어떤 문화철학을 만들어갈 것인지는 우리 모두에게 짊어진 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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