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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왕의 죽음

읽고쓰기---------/좋은책읽기

by 자청비 2008. 2. 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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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왕의 죽음
엄기표 지음 고래실刊


우리나라에서 왕이란 겉으로는 절대권력자로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항상 생명의 위협을 느껴왔다. 정사에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뚜렸한 이유없이 죽음으로 왕좌를 물려준 경우도 많았다. 특히 국가 권력이 확립되지 않은 고대 국가의 경우 더욱 그랬다. 

 

이 책은 백제의 문화유적을 통해 권력의 속성을 기록했다. 또 백제의 각종 역사적 사실이 함께 수록돼 있어 백제문화와 사회의 흥망성쇠를 엿볼 수 있다. 우리 국사책에서 제대로 기술되지 않은 백제사의 이모저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저자는 백제왕들의 생몰연대와 당시 사료들을 살펴볼 때 의문이 가는 왕들에 대해 나름대로 추적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백제왕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그들 죽음의 유형을 그려보며 새삼 권력의 속성에 대해 생각볼 수 있다. 귀족들과의 권력투쟁과 삼국 간의 잦은 전쟁, 신하에 의한 시해 등으로 그 말로가 참담한 왕에서부터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왕에 이르기까지, 왕 자신이 스스로 목을 매는 장면을 누가 쉽게 상상할 수 있을까. 충복의 배반으로 시해되는 백제왕의 이야기를 읽으며, 옛날이나 지금이나 부패한 권력은 반드시 피를 부른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예전 몽골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고대 몽골에서는 권력자들이 독살(술에 독을 타는 방법으로)을 예방하기 위해 손가락에 은반지를 끼고 술을 마시기 전에 토지신에게 바친다는 명분으로 손가락에 술을 살짝 묻혀 뿌리면서 손가락을 타고 흐른 술이 반지에 닿아 반지가 변색하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술을 마셨다는 것이다.

 

요즘 TV사극을 보면 조선시대 성군이었던 세종과 강력한 리더십을 보였던 정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조선시대는 왕을 떠받드는 유교전제국가였지만 왕들이 왕 위에 오르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또 왕 위에 오른 뒤에도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신하들과 끊임없는 긴장관계를 유지했다. 새삼 예전의 왕들은 모든 것을 가졌으면서도 과연 행복했을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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