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간의 얽힌 실타래
김용운 지음 문학과 사상사 刊
한일간의 숙명적 갈등은 일본의 주류세력이 백제와 가야에서 넘어간 사람들로 이뤄졌는데 그 백제와 가야를 신라가 깨면서 민족감정으로 비화되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저자는 같은 인종 가까운 언어를 지닌 두 국민이 걸핏하면 상대를 증오하고 멸시하는 것은 역사적 갈등이 빚어낸 근친증오가 각자의 원형(집단무의식)에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이 원형이란 사상보다 본질적인 것으로 문화와 역사의 패턴에서 감지할 수 있으며 그런 원형은 역사의 방향성을 결정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가야에 이어 백제마저 신라에 패망하고 구원에 나섰던 일본군이 백제의 금강 전투에서 대패하면서 일본은 신라를 원수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갈등구조는 임진왜란과 한일합방 등 커다란 갈등구조로 계속 확산되면서 지금의 한일관계로 이어져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같은 갈등구조에서 뿌리깊은 대륙진출의 염원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경계한다. 일본의 영토확장 정책이 천황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일본 서기의 '팔굉일우'(八宏一宇) 사상의 실천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그러나 개인이 환경에 따라 새로운 인생관을 가질 수 있는 것 처럼 민족 원형도 결정론적인 것은 아니며 유럽 르네상스에서 본 바와 같이 새로이 역사의 방향성을 상정할 수도 있다고 본다. 따라서 저자는 화해와 용서를 통해 과거의 갈등관계를 청산하고 극복함으로써 한국과 일본은 악연에서 벗어나 공동 번영으로 나아가 윈윈할 수 있다며 글을 맺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당연한 명제는 요원하기만 한 것 같다. 일본이 진실로 용서를 구하지 않고 여전히 지금도 공공연히 영토문제 등으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틈만 나면 과거 일제 36년을 미화하고 그들의 만행을 합리화하고 있다. 그리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한일간의 올바른 미래를 설정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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