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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선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8. 4. 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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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집에 들어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보니 저도 이제는 눈가에 주름이 많이 잡혀 있더군요. 미친 사람처럼 혼자 웃어도 보고, 찡그려도 보고, 인상도 써 봤는데 그래도 그 주름살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뭐 나이 들어가면서 생긴 것이니 어떻게 없앨 수도 없고 그냥 두고 봅니다. 가끔은 맘에 드는 사람에게 살짝 눈웃음을 지어주며 그 잔주름을 잡아줍니다. ^^*

 

제 생각에 눈은 곧 생명입니다. 뭔가를 알게 되면 눈을 떴다고 하고,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다고도 하고, 죽으면 눈을 감았다거나, 눈에 흙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누군가 맘에 들면 눈에 들었다고 하고, 거꾸로는 눈 밖에 났다고 합니다.

 

앞에서 말한, 눈웃음을 지을 때 눈가에 잡히는 가느다란 잔주름을 우리말로 뭐하고 할까요? 사전에는 "쌍꺼풀이 진 눈시울의 주름진 금"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좀 쉽게 풀면, "눈웃음을 지을 때 눈가에 잡히는 가느다란 잔주름"이죠. 더 뚱겨 드릴까요? 눈가에 있는 선입니다. ^^*

 

답은 '가선'입니다. 눈가에 있는 선이니 가선이죠. 가선이 지다, 가선졌다처럼 씁니다. 사전에는 가선을 "쌍꺼풀이 진 눈시울의 주름진 금"이라고 풀어놨는데요. 그러면 쌍꺼풀이 없는 눈은 가선이 없다는 말인가요? 아마 그게 아닐 겁니다. '눈시울의 주름진 금'이므로 눈가에 있는 주름을 뜻할 겁니다.

 

'시울'은 "약간 굽거나 휜 부분의 가장자리"입니다. 그래서 입 가장자리는 '입시울'이고 이게 줄어 '입술'이 된 겁니다. 눈시울도 말 그대로 눈의 가장자리를 뜻합니다. 그러니 '눈시울의 주름진 금'은 바로 눈웃음칠 때 생기는 눈가의 잔주름입니다.

 

누군가 그랬다죠?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그리고 마음씨를 곱게 먹으면 그게 얼굴에 나타나 곱게 늙는다고….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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