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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잃으면 정치도 없다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08. 5. 2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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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잃으면 정치도 없다

 

공자의 제자 자장(子張)이 스승에게 나라와 백성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올바른 정치를 실현하는데 게을러서는 안되고 일을 행할 때는 충실히 해야 한다"

 

또 다른 제자 자공(子貢)은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스승에게 물었다. 공자는 "백성들이 먹을 수 있는 양식이 넉넉하고, 국방(國防)을 튼튼하면서, 백성들에 신뢰감을 주면 잘 하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자공은 "어쩔 수 없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버린다면 맨 먼저 무엇을 버릴까요?"라고 묻자, 공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군대를 버려야 한다"고 답했다. 다시 자공이 "나머지 두 가지에서 어쩔 수 없이 버린다면 무엇이 먼저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양식을 버려야 한다. 옛부터 사람은 죽게 마련이지만 백성에게서 믿음을 상실하면 정치는 설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청 조사결과 올 1/4분기 농어업 가구를 제외한 전국 가구의 소득격차가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올 하반기 소득세 및 상속·증여세 인하,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등 고소득층을 위한 감세정책들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국제원유가 급등으로 인해 서민들은 생계조차 위협받고 있다.

 

국방의 시금석인 외교·안보·통일 정책에서 이렇다할 좌표가 보이지 않는다. 6·15공동선언 이후 해빙분위기를 유지해왔던 남북관계는 급속 냉각됐다.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 어떤 주도권도 쥐지 못한 채 북핵협상에 따른 북미관계의 변화만 지켜보고 있다.

 

중일관계도 해빙 분위기로 이어져 한반도를 둘러싼 기류가 변하고 있다. 과거를 묻지 않겠다며 정상회담에 나섰던 한일관계는 회담 한달여만에 독도 및 교과서 왜곡 문제가 다시 불거져 국민적 반발을 사고 있다. 정부가 미·일·중·러 4강의 틈바구니에서 주도적으로 한반도의 활로를 찾기 위한 기본전략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갖가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강부자' 내각의 부도덕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구조조정 및 기관장 사퇴 압력, 대운하 밀실 추진, 쇠고기 굴욕협상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20%대로 급락했다. 국민의 신뢰마저 잃어가는 모양새다. 공자님 말씀대로라면 정치가 설 수 없는 상태로 가고 있다. 자고로 민심을 얻지 못하고 성공한 군주나 정치가는 없다.

<2008-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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