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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도 책도 일용할 양식"

읽고쓰기---------/좋은책읽기

by 자청비 2009. 9. 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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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경영 1218 책에서 길을 찾다 / 매일경제 - 교보문고 공동캠페인◆

독서의 힘은 세다. 위기의 기업들은 책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책에서 얻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경영에 접목해 수익을 올리거나 반짝이는 신상품을 개발한 사례가 상당히 많다. 매일경제신문과 교보문고는 2012년까지 직장인 연평균 독서량을 12권에서 18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책 읽기 캠페인 일환으로 독서경영 우수 사례 기업을 선정해 소개한다. 매주 한 차례 기획 르포 기사 △독서를 통해 신성장 사업을 찾은 '책에서 길을 찾다' △직장 동료들과 책을 읽고 토론하며 유대감을 키우는 '1사(社) 1 독서경영클럽'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지혜를 직접 듣는 '저자에게 길을 묻다' △성공한 기업인들이 쓰는 '내 인생의 책' △독서 방법을 ABC부터 가르치는 '삭막한 일터에 책의 향기를' 등을 게재할 예정이다. <매일경제신문>
 

 

신라명과 "빵도 책도 일용할 양식이죠"

도요타자동차 경쟁력 담은 책에서 포장 불량 70% 줄이는 비법 찾았죠

 

 

달콤한 빵냄새로 가득찬 안양시 신라명과 공장. 가로 60㎝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다 구워진 빵들이 일렬로 정열되어 포장 공정을 향하고 있었다. 빵들이 아주 줄을 잘 서서 운반되기 때문에 한 개씩 차근차근 포장 용지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2년 전만 해도 빵들이 어지럽게 뭉쳐져 운송되는 바람에 포장하기가 쉽지 않았다. 빵을 집다가 옆에 있는 빵을 흠집 내서 불량이 생겼다. 하루에 빵 1000개는 그렇게 버렸다.

반죽과 성형, 발효, 빵 굽는 과정에도 낭비 요소가 있었다. 비 오거나 더운 날 반죽 물 비율, 오븐 내 위치에 따른 온도 조절, 날씨에 따른 발효 온도와 시간 등 상황에 따른 매뉴얼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
조영장 신라명과 대표는 "반죽 50㎏으로 만드는 호밀빵이 980개에서 1000개까지 들쭉날쭉했다"며 "20여 개 공정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정말 답답했다. 빵 소비량이 늘고 대기업까지 뛰어든 시장은 이미 가격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으려면 원가 절감은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고심하던 조 대표는 지난해 7월 불량률을 줄일 수 있는 답을 책에서 찾았다. 바로 '도요타처럼 경영하라' '도요타 개선력' '도요타처럼 생산하고 관리하고 경영하라' '더 도요타 웨이' '도요타 생산방식 전개 매뉴얼' 등 도요타 자동차 경쟁력을 분석한 책 12권이다.

조 대표는 낭비 요소를 찾아내 끊임없이 개선하는 도요타 방식에 매료되어 자사 생산 라인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사내 독서경영 학습조는 6개월 동안 연구검토한 끝에 도요타 린 생산 방식(Lean Production System)을 도입하자는 결론을 냈다. 시간과 물자 낭비 요소를 제거해 군살이 전혀 붙지 않은(lean) 최적 생산시스템을 지향했다.

그렇게 만든 신라명과 새 프로젝트 명칭은 '골인(Goal lean)'.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20억원을 투입해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자동차 라인을 설치했다. 포장 공정 중 불량품은 속도 변화와 정열기로 해결했다. 컨베이어 벨트 가장 자리에 비스듬하게 붙은 정열기가 빵을 일렬로 줄세우고 나면 벨트 이음새의 달라진 속도에 '놀란' 빵들이 또 줄을 선다. 그 결과 불량률이 하루 1000에서 300개로 줄어들었다.

기후 변화에 따른 빵굽는 온도와 반죽 비율, 발효 시간 등을 세분해 일일이 기록했다. 78종류 빵을 생산하는데 발효 조건 매뉴얼만 40가지가 넘는다. 프로젝트가 착착 진행된 덕분에 생산성이 12% 향상됐으며 연말까지 4억원 규모 원가 절감(창녕ㆍ안양공장)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원가 절감 11억원과 매출 증대 30억원을 기대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598억원을 기록했으며 전국 대리점은 220개에 이른다.

이 프로젝트 성공 비결은 바로 독서 경영이다. 임직원 240명이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독서 토론회를 연다. 2007년 3월 시작된 교보문고 독서기반교육(Reading Base Learning) 과정으로 한 달에 책 1권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며 시험도 본다. 교보문고에서 출제와 채점을 맡으며 60점 이하면 과락이다. 매달 책 5권을 읽는 조 대표는 "빵 공장은 365일 쉴 새 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직원들을 외부 교육에 보내기 힘들다"며 "독서는 공장 안에서 할 수 있고 가장 손쉽게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독서경영 도입 동기를 밝혔다.

초기에는 과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독서 교육을 실시했다. 반응도 좋고 다른 직원 요청이 많아 4개월 후 전 임직원으로 확대했다. '식빵라인' '케이크라인' '선물류' '행복 솔루션' 등 10개 학습조를 짜고 독서 토론을 한 결과 개인당 한 달 평균 독서량은 5권에 이른다. 지난 2년 동안 노동부 독서통신교육사업과 학습조 지원금 5000만원을 받아 학습시설과 책을 구비했다.

안희철 경영지원본부장은 "1년 동안 한 권도 안 읽던 직원이 지금은 집에서 자녀들과 독서를 한다"며 "2년 정도 지나니 책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서 경영 효과는 두 달 전 열린 '호두제품 경연대회'에서도 나타났다. 미국 호두협회와 한국제과협회가 주최한 호두빵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브랜드와 제품을 만드는 핵심으로 컨셉트를 제시한 경영서 '컨셉 크리에이터'(김근배 지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싱글족을 위한 웰빙 호두빵'을 만들었다. 건강을 위해 크림이나 첨가물 없이 순수하게 호두로 맛을 냈다. 또 싱글족을 위해 한 번 먹기에 적당한 크기로 만들었다.

학습조에서 읽은 브랜드 전략 관련 책 수십 권은 지난해 이 회사 새 대리점 '브래드&코(bread&co)' 밑거름이 됐다. 신라명과에 명품 이미지는 있지만 젊은 층과 거리감이 있어 새롭게 만든 브랜드다. 통밀과 올리고당 등 건강식 재료를 주로 쓰고 매장 20곳에서 직접 구워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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