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독서가이신 대통령님께서는 건강이 여의치 않고 눈도 침침해지셨지만 서재나 침실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특히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대하역사만화로 총 14권 중 4권 ‘세종-문종실록’ 부분을 62페이지까지 읽었다. 4월 4일자 일기에는 “박시백 화백이 만화로 그린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는데 재미있고 참고가 된다."(미공개 부분임)고 적었다.
1. 철저히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그리다
<한겨레신문> 만평 화백 출신인 저자 박시백은 신문사를 그만둔 2001년부터 하루 12시간을 《조선왕조실록》 연구와 시안 작업에 쏟았다. 철저히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하되, 최근의 연구 성과를 적극 차용해 시놉시스를 만들고, 그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 전 20권 분량으로 조선 왕조 500년을 새롭게 조명하게 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각 권이 독립된 구조로 되어있어서 따로 보아도 좋고, 이어 보아도 좋게 구성하였다.
2. 살아 숨쉬는 역사적 인물들!
작가는 역사적 사실에 정확히 접근하기 위해 통상 제작 기간의 2배 정도의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고증하여 생생하게 조선 시대를 복원했다. 또한 만화의 장점을 백분 발휘해 두꺼운 역사책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재미와 박진감을 선사한다. 특히 작가가 해석한 인물의 성격과 실록의 묘사를 적절히 배합한 역사적 캐릭터는 실감나는 역사를 선사한다.
예를 들어 7권의 연산군은 얼굴에 종기가 떨어지지 않는 등 잔병치레가 많았다. 7권에서는 연산군 얼굴에 시종 반창고를 붙어 있는데, 피와 공포를 통해 넘볼 수 없는 왕권을 구축한 폭군의 모습과도 자못 어울린다.
인물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시사적 해석을 가미했다. 고려의 마지막 임금으로 고려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공양왕과 1980년 신군부 세력 앞에서 굴복했던 최규하 전대통령을 비교한 장면이나, 우왕을 옹립한 킹메이커 이인임을 김종필 전총리에 빗대는 장면 등 촌철살인의 내용들이 군데군데 숨어있어 당대의 상황과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성인 교양독자층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 같이 읽을 수 있는 가족교양만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지식적인 접근과 함께 ‘재미’란 면도 강조해서 표현했다. 그 재미는 적절한 비유와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낸 문장이나 구성을 통해서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지식’과 ‘재미’를 적절히 조화해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교양만화로서 균형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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