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배달되는 우리말 편지에서 “기 송부한”과 “지참”이란 말을 꼬집습니다. ‘기(旣)’는 ‘이미’라는 뜻이고, ‘송부(送付)’는 ‘편지나 물품 따위를 부쳐 보내다.’라는 뜻이어서 ‘이미 보내드린’ 라고 하면 좋을 일입니다. 더구나 “지참”은 “持參(じさん)”이란 일본말 찌꺼기입니다. 그저 ’가지고 오십시오.’ 하면 될 것을 왜 그러는지 안타깝습니다.
법원에서 보내는 서류도 보면 “명령이 송달된”이라고 썼습니다. ‘송달(送達)’은 소송에 관련된 서류를 일정한 방식에 따라 당사자나 소송 관계인에게 보내는 일을 말합니다. 그러면 ‘명령이 송달된 날’은 ‘명령을 받은 날’로 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텔레비전에서 한 시민은 “가격도 저렴해서”라고 합니다. 이는 “값도 싸서”로 하면 말도 줄어들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이들도 관공서나 어쭙잖은 지식인들을 뒤따라 한자말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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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78. 겨울에 쓰는 방한모, 남바위 (2005/06/14)
살을 에는 바람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지금은 차를 많이 타고 다니지만 예전엔 주로 걸어서 다녔기에 더 추웠을 것입니다. 그런 옛날 ‘남바위’는 추위를 막기 위하여 머리에 쓰는 쓰개였는데 ‘풍뎅이’, ‘난이(暖耳)’, ‘이엄(耳掩)’이라고도 했습니다. 부인용 남바위는 자수와 구슬 등으로 장식하였고, 재료로는 비단, 명주, 족제비 가죽, 쥐 가죽, 수달피 가죽 따위를 썼다고 합니다. 조선 초기부터 썼으며, 지배층 사람들이 쓰다가 점차 서민들도 썼습니다. 조바위, 아얌은 남바위가 변형된 것입니다. 또 요즘은 간편화된 전통혼례에 하얀색의 아얌을 족두리 대신으로 쓰기도 합니다.
요즘 서민들의 삶은 고통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끼니를 잘 때우지도 못하며, 전기, 가스가
끊겨 떨며 지내는 사람들도 있고, 아파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때에 서민들에게 남바위 같은 따뜻한 그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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