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드라마를 보면 왕실에 여러 가지 호칭이 등장합니다. 같은 왕자라도 정실 왕비에게서 태어나면 대군, 후궁에게서 태어나면 군입니다. 또 왕비의 딸이면 공주, 후궁의 딸이면 옹주라고 부릅니다. 선조임금은 14명의 왕자가 있었지만 정비인 의인왕후에게선 소생이 없었고, 계비인 인목왕후에게서 태어난 영창대군만이 유일하게 맏이로 대군이 될 수 있었으며, 공빈 김씨의 태생인 임해군 등은 나머지 왕자들은 형이었지만 군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일식, 월식은 천재지변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일식을 한자로 쓰면 ‘日蝕’과 ‘日食’ 두 가지로 앞에 것은 해를 좀먹는다는 뜻, 뒤에 것은 해를 먹는다는 뜻으로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구식례는 임금이 일식과의 전쟁을 한다고 생각하여 각 관청에서는 관리들이 소복을 입은 채 일식 때는 북을 치고, 월식 때는 징을 쳐 임금이 이기기를 응원했습니다. 소복을 입은 것은 나라에 불길한 기운을 불러온 죄인이라 생각한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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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350. 한국음식에 담긴 철학사상 (2005/06/14)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는 한국음식에 나타난 전통을 분석해 줍니다. 섞임의 미학 즉 공동체의식을 보여주는 ‘비빔밥’, 뜸들이기 과정의 극치인 화해의 음식 ‘탕평채(청포묵무침)’, 정성이 들어가 약이 되는 음식 ‘약고추장’, 식물성과 동물성의 조화와 오색(파랑, 빨강, 노랑, 하양, 검정)과 오미(단맛, 신맛, 매운맛, 쓴맛, 짠맛)의 조화인 음양오행의 음식 ‘구절판’, 이가 부실한 노인들이 먹기 좋게 요리한 노인공경의 음식 ‘타락죽, 숙깍두기, 섭산적’,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오래 묵어서 좋은 음식 ‘간장, 된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단순히 맛과 영양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음식 속에 녹아있는 철학을 말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을 때 식도락만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전통음식을 즐기는 것은 이 훌륭한 철학을 삶 속에 담아내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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