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길가에 검정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무슨 조폭들의 행사인가? 아니면 장례식장인가? 자세히 보니 그건 결혼식장이었지요. 온통 서양식 상복이며, 조폭들이 즐겨 입는 검정양복들이니 착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검정양복은 장례식장에 가도 결혼식장에 가도 역시 대부분 남자의 옷차림입니다. 검정양복이 이렇게 기쁜 날도 입고, 슬픈 날도 입는 만병통치라도 되는 옷인가요?
원래 우리 겨레는 검정을 옷색깔로 쓰지 않았습니다. 오방색으로 볼 때 검정은 북쪽을 표시하는 빛깔인데 북쪽엔 오랑캐가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혼인예식에는 물론 모두가 화려하고 아름다운 한복을 입었고, 상복은 염색되지 않은 소색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의생활이 서양식으로 바뀌면서 남자들에겐 검정양복이 예복처럼 되어버린 것이지요. 이제라도 검정양복의 홍수에서 벗 어났으면 좋겠습니다.
![](http://www.solsol21.org/bbs/images/dcmr/901~1000/gyb.jpg)
===========================================================================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02. 백제시대의 휴대용 소변기를 아십니까? (2005/08/05)
1979년 3월 부여 군수리에서 이상한 모양의 그릇이 출토되었습니다. 마치 동물이 앉아있는 모습으로 얼굴 부위에는 둥그렇게 구멍이 뚫려있지요.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이것은 높이가 25.7cm, 주둥이의 지름은 6.6cm입니다.
도대체 이 그릇은 무엇에 쓰던 물건이었을까요? 이 그릇은 ‘호자(虎子)라고 부른 남성용 소변기로 짐작합니다. 그 까닭은 중국에서 이와 같은 것들이 발굴되었는데 문헌에 소변통이 라고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역사서를 보면 옛날에 기린왕이라는 산신이 호랑이의 입을 벌리게 하고, 거기에 오줌을 누었다고 전하며, 새끼호랑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호자라고 부른 듯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휴대용소변기가 아니고, 물이나 술을 담았던 것 또는 차를 끓일 때 썼던 그릇으로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직은 무엇에 쓰던 물건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http://www.solsol21.com/bbs/images/dcmr/401~500/hj.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