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복이 잊혀가면서 한복에 많은 편견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 가장 흔한 이야기는 “불편하다”입니다. 품이 넓은 옷을 입으면 활동하기 불편할 것이란 이야기이지요. 정말 불편할까요? 북한 용강군에 있는 고구려시대의 벽화고분인 쌍영총(雙楹塚)의 주실(主室) 동벽에는 점무늬가 있는 통이 넓은 바지인 ‘대구고(大口袴)’를 입은 남자들의 그림이 있었고, 대구고와 함께 소매폭이 넓은 ‘대수삼(大袖衫)’을 입었습니다.
고구려는 용맹을 자랑하던 시대여서 사람들도 대단히 활동적이었을 것인데 이때의 귀족들이 현재의 한복과 조금 다르지만 소매가 넓은 저고리와 통이 넓은 바지를 입었다면 결국 한복은 활동성이 떨어지는 옷이 아니라는 반증일 아닐까요? 또 한복에는 옷을 간편하게 해주는 토시와 행전이 있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전통무예를 하는 사람들은 무예를 하는데 한복만큼 편한 옷이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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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329. 대지팡이를 짚고, 짚신을 신고, 죽장망혜 (2005/05/24)
"죽장망혜(竹杖芒鞋) 단표자(單瓢子)로 천리강산(千里江山) 들어가니 폭포(瀑布)도
장히 좋다마는 여산(廬山)이 여기로다…".
위 대목은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짧은 노래인 단가(短歌) 중 하나로 ‘죽장망혜(竹杖芒鞋)’ 사설의 일부입니다. ‘죽장망혜’는 주로 남도지방에서 널리 불리던 노래인데 만든 사람은 모르며, 중모리장단에 맞춰 부릅니다. 여기서 죽장 (竹杖)은 ‘대지팡이’이고, 망혜는 '마혜(麻鞋)'의 잘못으로 삼 등으로 짚신처럼 삼은
미투리를 말합니다.
대지팡이를 짚고, 짚신을 신고, 조롱박만을 찬 간소한 차림으로 세상의 부귀영화를 다 버린 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산천을 구경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꿋꿋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줍니다. 단가는 이 밖에도 ‘만고강산’, ‘진국명산’, ‘고고천변’, ‘백수한’, ‘장부한’, ‘호남가’ 따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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