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무자년(戊子年) 쥐띠 해입니다. 쥐는 다산ㆍ풍요를 상징하는 부지런한 동물로 봅니다. 그 쥐와 관련된 세시풍속에 “쥐바람쐬기”와 “쥔쥐새끼놀이”가 있습니다. 이중 “쥐바람쐬기”는 집안에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어른들에게 인사드리게 하며 집안 구석구석을 구경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야, 집안 사정을 알게 되어 잘 산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쥔쥐새끼놀이”는 한 줄로 논밭 둑을 기어가는 들쥐 행렬의 맨 끝 쥐를 잡아떼는 행위를 묘사한 놀이로서 꼬리따기놀이와 연결된 놀이로 쥔쥐란 들쥐의 전라도 사투리입니다. 들쥐들은 논두렁을 기어갈 때 반드시 어미쥐가 앞에 서고, 새끼쥐들은 그 뒤에 꼬리를 문 듯 일렬로 뒤따른다고 합니다. 쥔쥐새끼놀이를 ‘꼬리따기’라고 부르는 곳도 있고, 또 살쾡이가 닭을 잡아먹는 모습과 같다 해서 ‘닭살이’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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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307. 일제가 헐어버린 원구단(圜丘壇) 2005/05/02
‘원구단’은 천자(天子)가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제천단을 말하는데 1897년 고종의 황제 즉위식과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 뒤 단지 내에 3층의 하늘과 땅 모든 신의 위패(位牌)를 모신 곳인‘황궁우’(皇穹宇:)를 짓고,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돌북(석고:石鼓)을 황궁우 옆에 세웠습니다. 이 돌로 만든 ‘돌북’은 몸통 둘레에 용무늬를 돋을새김(부조)해 놓았으며, 조선말기 조각물 중 최고 걸작품의 하나로 꼽힙니다.
그런데 일제는 1913년 이 원구단을 헐고, 그 자리에 조선호텔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조선호텔 경내에 황궁우와 석고, 그리고 석조 대문만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이 황궁우를 보면서 쓰러져 가는 나라를 붙들어보려는 의지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정성을 다한 흔적을 봅니다. 그리고 조선을 식민지로 만든 일제가 하늘에 제사지내는 원구단을 없앤 까닭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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