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상이 나오면 임금이 수라를 들기 직전 옆에 임금을 모시는 큰방상궁이 먼저 음식 맛을 봅니다. 이것을 '기미(氣味)를 본다.'라고 하는데 큰방상궁이 조그만 그릇에 반찬을 골고루 조금씩 덜어서 임금이 보는 앞에서 자신이 먼저 먹어 보고 그 밖의 임금을 모시는 나인들에게도 나누어줍니다. 이는 맛을 보는 것이 아니라 독(毒)이 있나 없나를 검사하는 것이었지만 나중엔 의례적인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수라상 위에는 임금의 수저 외에 젓가락 한 벌과 조그만 그릇이 놓여있었지요. 이 젓가락은 음식을 덜 거나 임금이 드시기 편하도록 생선뼈 등을 발라 앞에 놓을 때 썼습니다. 기미 보기는 녹용이나 인삼 같은 귀한 탕제를 올릴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래서 상궁들에게는 인기있는 자리였고,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생각시는 꿈도 못 꾸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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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55. 오늘은 중복, 아열치열로 더위를 물리치자 2006/07/30
오늘은 중복입니다. 이 무더운 여름날에 우리 겨레는 시원한 것보다는 이열치열 (以熱治熱)을 더 많이 활용했습니다. 즉, 뜨거운 삼계탕, 개장, 임자수탕, 용봉탕 등을 즐겨 먹었는데 더운 여름에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땀에 범벅이 되어가며, 뜨거운 음식을 먹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여름철이면 외부의 높은 기온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 근처에는 다른 계절보다 20∼30% 많은 양의 피가 모이게 된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체내의 위장 등 여러 장기는 피가 부족하게 되고 몸 안의 온도가 떨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식욕이 떨어지면서 만성피로 등 여름 타는 증세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이때 덥다고 차가운 음식만 먹게 되면 장기가 더욱 차가워져 건강이 나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따뜻한 음식을 먹어 장기를 보호해 주는 것입니다. 음식에 담긴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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