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풍속을 바꾸는 탓인지 점차 가정에서 송편을 빚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힘들어진 탓일 수도 있으며, 개인주의가 만연되어 식구들의 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따뜻한 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이라면 한가위에는 온 식구가 둘러앉아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우며 송편을 빚어보는 행복함을 누려보면 어떨까요?
또 송편에 솔잎을 까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소나무가 피톤치드로 썩는 것을 막아주듯 곧은 인품으로 다른 사람을 건강하게 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의 삶을 더듬어보고 훈훈한 입김을 쐬면 나의 잘못된 생활이 올곧게 정리될 수 있겠지요. 이 가을에는 솔잎을 깔고 찐 송편처럼 향기로운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내가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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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46. 한가위의 세시풍속, 올게심니와 밭고랑 기기 2005/09/18
한가위 앞뒤로 전라도에서는 '올게심니(올벼심리)'라 하여 잘 익은 벼, 수수 등 곡식의 이삭을 한 줌 묶어 기둥이나 대문 위에 걸어 두고, 다음해에 풍년이 들게 해 달라고 비는데 이때 음식을 차려 이웃과 함께 잔치도 합니다. 올게심니한 곡식은 다음해에 씨로 쓰며, 떡을 해서 사당에 바치거나 터주에 올렸다가 먹습니다.
경상도에서는 ‘풋바심’이라 하여 채 익지 않은 곡식을 천신(薦新:새로 난 과실이나 농산물을 먼저 조상신께 올리는 일)할 목적으로 벱니다. 또 새로 거둔 햅쌀을 성주단지에 채워 넣으며 풍작을 감사하는 제를 지내기도 합니다.
전남 진도의 '밭고랑 기기'라는 세시풍속은 한가위 전날 저녁에 아이들이 밭에 가서 발가벗고, 자기 나이대로 밭고랑을 깁니다. 이때에 음식을 마련해서 밭둑에 놓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그 아이는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고 밭농사도 잘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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