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경전의 하나인 《효경(孝經)》에 “사람의 몸과 털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身體髮膚受之父母 不敢毁傷孝之始也)”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털은 그렇다 치고 손톱과 발톱은 어떻게 했을까요?
조선 숙종 대 문신 이익(李瀷)은 죽기 직전 '조갑명(爪甲銘)', 곧 '손톱과 발톱에 부친 좌우명'을 지어 유언(遺言)으로 삼았습니다. “나 어렸을 때는, 손·발톱 거둘 줄 몰랐다가 보존하게 된 것은 중년부터였다. 모아 둔 것을 합쳐 보니, 손바닥 가득 두 줌이라. 각각 봉투에 싸서, 후손에게 맡겨 부탁하노니, 남긴 머리카락은 베개로 대신하고, 오른쪽에 이것을 채워두어라.”라고 하여 중년 이후의 머리카락과 손톱·발톱을 모아 관(棺)에 넣고 선산(先山)에 누운 부모님께 갔죠. 결국, 조선 시대에도 가위로 손톱 발톱을 깎았는데 아기들은 포도지정처럼 어머니가 이로 조근조근 씹어서 잘라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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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03. 친구와 반보기로 만나기 2006/06/06
친구와 만나기 위해 전화를 합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중간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와 비슷한 세시풍속이 예전에도 있었는데 그것은 ‘반보기’입니다. ‘반보기’는 양가의 부녀자끼리 만날 때 두 집 사이의 반쯤 되는 장소에서 만나는 것을 말합니다.
옛날 양가 부녀자들은 마음 놓고 밖에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온종일 집안에 갇혀서 집안일을 돌보는 것이 미덕이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시집간 부녀자들끼리 소식을 주고받을 일이 있을 때는 아랫사람을 시켜 기별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래서 농한기인 한가위를 전후하여 어머니와 시집간 딸이,
또는 안사돈끼리 제각기 음식과 선물을 가지고 양편 집의 중간쯤 되는 시냇가나
고개의 적당한 곳에 모여 하루를 음식과 이야기로 즐깁니다. 그것이 반보기인데
중로상봉(中路相逢)이라고도 하며, 중부 이남 지방의 풍속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중간에서 만나는 일을 반보기라고 하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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