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이슥한 때 도심지 유흥가를 지나다 보면 팔을 잡아끌면서 호객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속된 말로 “삐끼”라고 부르지요. 이들을 섣불리 따라갔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쉽지요. 그런데 이런 “삐끼”가 옛날에도 있었는데 당시 사람들은 이들을 “여리꾼”이라고 불렀지요. 다만, “삐끼”와는 달리 “여리꾼”은 유흥업소에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물건을 파는 상점에 끌어들이는 것이고, 유흥이 아니라 물건을 사도록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몰래 사정을 염탐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사람 곧 간첩 또는 ‘spy'를 "여마리꾼’이라고 합니다. 또 맞벌이 부부 가운데 어느 한 쪽이 틈을 내어 또 다른 일로 돈을 버는 일은 “세벌이”, 여러 사람이 밑천을 어울러서 함께 하는 장사 곧, 동업을 “얼럭장사”라고 부르면 좋을 일입니다.
소주란 곡류를 발효시켜 증류하거나, 알코올에 물을 타서(희석식) 만든 술입니다. 증류식은 1960년대에 이르러 원료 대체 조치로 인해 희석식이 갑자기 발달하면서 지금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원래 우리의 전통술은 막걸리와 청주인데 소주는 페르시아에서 발달한 증류법이 원(元) 나라와 만주를 거쳐 고려 후기에 들어와 3대 술로 자리 잡은 것이라 합니다. 특히 안동소주는 원나라가 일본을 정벌할 계획으로 안동에 병참기지를 만들면서 전파시킨 것입니다. 이렇게 굴러들어온 소주가 인기를 끌었는데 1375년(우왕 원년)에는 소주 금주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본에서는 소주가 급격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원나라가 정벌하려 했던 일본을 이제 우리의 소주가 정렴해가고 있음입니다. 일본의 제국주의와는 다른 우리는 한류열풍과 더불어 일본을 문화로 점령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