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은 집집이 신이 있어서 집안을 보살펴 준다고 믿었습니다. 가정 신앙의 제주는 어머니들로, 집안에 잡스러운 귀신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정성을 다해 빌었지요. 이를 안택(安宅)이라고 하는데 새로 집을 짓거나 이사를 하면 안택굿을 하고, 음력 1월과 10월에는 집안의 신들을 위해 고사를 지냈습니다.
집안의 신들 가운데 맨 윗자리인 성주신은 마루에 모시는데, 가정의 길흉화복을 맡아 관리한다고 합니다. 또 집터의 안전을 주관하는 터주신은 ‘지신’인데 뒤뜰 장독대 옆에 터주가리를 만들어 모십니다. 부엌의 불을 관리하고 음식물을 맡은 신은 조왕신으로 어머니들은 이곳에 새벽마다 정화수 한 사발을 갈아 올리며 정성껏 빌었습니다. 이밖에 곳간의 업신, 뒷간의 측신, 가축을 다스리는 구신, 풍년을 가져다주는 조상신, 자식을 낳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삼신, 장독대의 철융신, 우물의 우물신, 소와 말의 번식을 돌보아 주는 우마신, 대문의 수문신 등 집 안 곳곳에 신들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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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10. 종이도, 그릇도 숨 쉬게 한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 2006/06/14
우리 겨레는 문종이를 닥나무로 만든 창호지(한지)로 발랐습니다. 그 창호지는 섬유 사이에 적당한 공간을 가지고 있어서 공기를 소통시키고, 햇빛을 투과시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 김치, 된장 따위를 보관하는 그릇인 옹기는 숨구멍 구실을 하는 미세한 원형조직이 있습니다. 이 구멍은 공기 중에서 유산균이나 대장균을
억제하는 기공을 끌어들여 김치를 오래 저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장이 잘 발효되도록
도와줍니다.
그렇게 모든 것은 숨을 쉬어야만 하고, 우리 조상은 그걸 삶에 응용했습니다. 이렇게 종이도, 그릇도 숨을 쉬게 하는데 하물며 옷이 숨을 쉬지 못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요즘 옷들이 화학섬유로 바뀌어 피부가 숨 쉬는 것을 막고 있어서 건강에 좋을 리가 없습니다. 옷, 특히 한복은 천연섬유가 바람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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