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잊혔지만 예전 어머니들이 바느질할 때 쓰던 도구 가운데 화롯불에 묻어 놓고 달구어 가며 천의 구김살을 눌러 펴거나 솔기를 꺾어 누르는 데 쓰던 인두를 기억하시나요? 인두는 무쇠로 만들며 바닥이 반반하고 긴 손잡이가 달렸지요. 형태는 인두머리의 끝이 뾰족한 것, 모진 것, 유선형인 것 등이 있는데 특히 인두머리가 뾰족한 것은 저고리의 깃·섶코·버선코·배래·도련 등의 정교한 곡선을 만드는 데 썼습니다. 또 마름질을 할 때 재단선을 표시하려고 금을 긋는 데에도 초크 대신 사용하기도 했죠.
인두와 함께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인두판입니다. 이것은 너비 20㎝, 길이 60㎝ 내외의 직사각형 나무판 위와 아래에 솜을 도톰하게 두고 무명이나 비단헝겊으로 씌운 것입니다. 인두판을 양 무릎 위에 올려놓고 인두질을 하였으며, 솔기를 꺾거나 풀칠을 할 때에도 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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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81. 부지깽이도 덤빌 만큼 바쁜 상강 2005/10/23
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 번째 절기인 상강(霜降)입니다. 이때는 밤에 기운이 뚝 떨어지면서 서리(霜)가 내리기(降) 시작한다 하여 상강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옛사람들은 상강기간 중 초후에는 승냥이(이리와 비슷함)가 산 짐승을 잡고, 중후에는 풀과 나무가 누렇게 되어 떨어지며, 말후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가 모두 땅에 숨는다고 합니다.
농사일도 상강 때쯤이면 가을걷이가 마무리됩니다. <농가월령가〉9월령에서는 “들에는 조, 피더미, 집 근처 콩, 팥가리, 벼 타작마침 후에 틈나거든 두드리세.”라며 바쁜 농촌생활을 읊습니다. 또 속담에는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빈다", “가을판에는 대부인마님이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가 있는데 가을철에는 바빠서 아무 쓸모없던 것까지도 일하러 나서고, 심지어 존귀하신 대부인께서까지 나선다는 말로 대단히 바쁜 계절임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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