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귀신을 쫓는 것으로 우리 겨레는 붉은빛을 좋아했습니다. 먼저 동지나 이사할 때에 붉은빛의 팥죽을 끓여 먹고 대문이나 문설주 등에 뿌려 부정한 것이 끼어들지 못하게 합니다. 또 정월 대보름에 먹는 오곡밥은 팥, 수수, 대추 등의 붉은 곡식이 주를 이루고 있고 또 붉은빛의 약식을 해먹습니다.
또 유둣날에는 밀누룩을 구슬처럼 만들어 붉은 물을 들인 다음 허리에 차고 다니거나 문설주에 매달아 놓기도 했지요. 그런가 하면 아들을 낳았을 때와 간장 항아리 그리고 집을 상량할 때나 샘을 새로 팠을 때 치는 금줄에도 붉은 고추를 달아놓습니다. 중양절에는 여성들이 붉은 산수유 열매 가지를 머리에 꽂기도 했고 또 아궁이에 불을 때다가 불똥이 튀어 치마에 구멍이 나면 음습한 곳을 찾아다니는 귀신을 쫓으려고 붉은 헝겊으로 구멍을 꿰매기도 했으며, 결혼하는 신부가 연지를 찍는 것도 그런 뜻이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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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39. 젓가슴이 보일락 말락 하는 여자저고리 2004/11/15
서양옷들은 유행에 의해 옷이 많이 변합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매 철마다 선보이기(패션쇼)를 하면서 유행을 주도하려 합니다. 그에 비하면 한복은 더디게 변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더디다는 것뿐이지 유행은 분명 있습니다.
특히 여성 한복의 경우 저고리의 길이는 큰 변화를 거쳤습니다. 조선 초기인 1580년경 청주 한씨 덧저고리의 길이는 무려 81cm나 되었습니다. 그렇게 길었던 저고리가 1616년대에는 63cm, 1700년대에도 42cm 정도로 허리를 덮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1780년경에는 27cm로 줄어들더니 1890년대는 무려 19.5cm로 짧아지는데 급기야 1900년대는 14.5cm까지 짧아져 젓가슴이 보일 정도의 한복이
됩니다. 그 때는 저고리를 혼자는 입을 수가 없었겠지요. 그 뒤 1930년대 부터
26cm 정도로 다시 길어져 현재의 모습처럼 정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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