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가면 넓은 공간 복도 끝에 우뚝 솟은 거대한 탑이 우리의 눈을 완전히 사로잡습니다. 이 탑은 높이 13.5m로 고려말에 쌓은 석탑인데 국보 제8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또 탑은 전체적으로 독특한 형태에 균형과 안정미를 갖추었고, 세부 조각들도 매우 섬세하여 나무랄 데 없는 명작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 탑이 대한제국 때인 1907년 3월 당시 일본 궁내성 궁내대신인 다나카 마스아키가 결사적으로 막는 조선 백성과 군수를 고종황제가 허락했다는 거짓말과 총칼로 제압하고 이 경천사십층석탑을 강탈해갔습니다. 이에 영국 언론인 어네스트 베셀과 미국 선교사 호머 헐머트가 이를 언론을 통해 고발하고 우리 백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11년 만에 심하게 훼손된 채로 다시 현해탄을 건너 돌아왔습니다. 이 탑은 두 번의 복원 끝에 지금 우리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매는 ‘하회 별신굿’ 넷째 마당 파계승에서 하인 탈을 쓰고, 춤추는 등장 인물입니다. 남자 평민옷에 벙거지를 쓰며, 얼굴빛은 주황색으로 양반, 백정탈과 같습니다. 탈의 모양새는 코가 삐뚤어져 있으며, 가느다란 실눈은 꼬리가 아래로 길게 처지고, 이마와 볼의 주름살이 합쳐져 균형이 맞지 않아 바보같이 웃는 모습입니다. 코와 턱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하회탈을 만들던 허도령이 마지막으로 이매탈을 만들다가 그를 사모하는 처녀가 금기를 어기고, 문틈으로 엿본 때문에 급사하였다고 합니다. 급사할 때 턱을 만들어 붙이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미완성의 탈이 전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이매탈은 너무나 맑고 순박하며, 걱정 하나 없는 듯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런 탈입니다. 지체를 안고 사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일 수도 있는데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모습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