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방송국에서 “먹거리”라는 말을 쓰기에 지적해서 고쳤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먹거리”를 쓰면 안 된다는 생각은 예전 우리말을 끔찍이 아끼던 한 어른이 극구 말린 탓이었습니다. 그 논리는 먹거리가 움직씨의 몸통인 ‘먹’에 ‘거리’라는 이름씨가 붙은 낱말인데 우리말에는 그런 조어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거리’ 같은 이름씨는 ‘반찬+거리’처럼 이름씨 밑에 붙거나 ‘볼+거리’처럼 움직씨의 매김꼴 (관형사형) 밑에 붙는 것이며, 굳이 쓰려면 ‘먹을거리’라야 옳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먹거리”가 틀린 말이 아님이 확인되어 다시 쓰입니다. 먹거리처럼 움직씨 먹다의 몸통에 이름씨가 붙는 낱말도 먹보나 먹쇠를 비롯하여 먹성, 먹새 같은 낱말들이 예전에 많이 쓰였다는 것입니다. 꺾쇠, 막둥이, 막말, 날개, 덮개, 밀물 등도 모두 그런 예라고 김수업 우라말대학원장은 말합니다.
참고 : “낱말 ‘먹거리’ 시비”, 김수업(우리말대학원장, 전 대구가톨릭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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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270. 토시와 행전을 아시나요? 2005/03/26
한복은 소매 배래와 바지 사폭이 넓어 일하거나 활동하기에 불편한 옷이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서양옷에 일옷과 예절을 갖출 때 입는 옷이 따로 있듯이 한복에도 일옷과 예를 갖출 때 입는 옷이 달랐다는 것 그리고 토시와 행전(行纏)이 있다는 것을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토시’는 저고리 소매처럼 한쪽은 좁고, 다른 쪽은 넓게 만들어 팔뚝에 끼는 것인데 추위를 막기 위한 것과 일할 때 팔소매를 가뜬하게 하며, 저고리 소매가 더러워지거나 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냥꾼들이 매를 팔에 앉히기기 위하여 팔뚝에 끼기도 했습니다. 겨울용은 비단, 무명 따위로 만들고, 여름용은 대나무, 등나무 따위로 만듭니다. 또 ‘행전’은 행등(行纏)이라고도 하는데 ‘토시’와 비슷한 모양과 쓰임으로 바지를 입을 때 발목부터 무릎 아래까지를 간편하게 하여 일하거나 운동하고, 춤출 때 편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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