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風流)”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속된 일을 떠나 풍치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또는 “우리 민족음악을 예스럽게 일컫는 말” 등으로 정의되어 있으며, 고달픈 삶 속에서도 늘 마음의 여유를 갖고 즐겁게 살아갈 줄 아는 슬기로움과 멋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가무(歌舞)를 즐기고 철 따라 물 좋고 산 좋은 경관을 찾아 노닐면서 자연과 기상(氣象)을 키워나가는 생활이 됩니다.
지난 14일 일요일 경기도 광주에서 외팔로 정악대금을 연주하시는 이삼스님을 중심으로 일요풍류 모임이 있었는데 이는 옛 풍류를 오늘에 되살리자는 연주자들과 국악애호가들의 자연스러운 모임입니다. 이 자리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이수자들이 함께하여 대금, 해금, 거문고, 가야금, 피리의 합주에 전통가곡이 어울리는 잔치가 벌어졌는데 매달 둘째 일요일 오후 3시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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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49. 통도사, 새것 만들되 옛 질서를 따르는 정신 2005/09/21
부처의 진신 사리를 모신 절 곧 불보사찰(佛寶寺刹)로 널리 알려진 통도사 중 중로전(中櫓殿)은 3채의 건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3 건물 중 대광명전은 신라시대, 용화전은 고려시대, 관음전은 조선후기에 지어질 정도로 중로전 일대가 완성되기까지에는 천년이 넘는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일정한 건축적 질서가 숨어 있다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봉렬 교수는 말합니다.
“가장 먼저 자리 잡은 대광명전은 가장 크고 높다. 용화전은 그보다 약간 작고 낮게 지어졌다. 가장 나중에 세워진 관음전은 아예 3칸으로 칸수도 줄이고, 지붕도 낮게 만들었다. 앞뒤로 나란히 서있지만, 새 건물이 옛 건물을 가리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되 결코 옛 질서를 파괴하지 않는 정신, 이것이야말로 한국 건축의 위대한 윤리요, 현대가 받아들여야 할 소중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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