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걷는 걸음걸이는 참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장승욱 씨가 쓴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하늘연못, 2004)에 보면 다음의 글이 보입니다. “바빠서 진둥한둥 걷는 ’진둥걸음‘, 발을 통통 구르며 걷는 ’통통걸음‘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걷는 ’황새걸음‘, 아기작 거리며 걷는 ’씨암탁걸음‘, 느릿느릿 꾸준히 걷는 ’황소걸음‘, 몹시 느리게 걷는 ’장승걸음‘, 나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달팽이걸음‘, 옆으로 걷는 ’게걸음‘이 있는가 하면, 뒤로 걷는 ’가재걸음‘도 있는 것이다.”
“빨리빨리”가 일반적인 삶이 되어버리고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 적어진 요즘 사람들은 이런 걸음걸이를 잊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통통걸음이나 황새걸음 대신 황소걸음이나 장승걸음, 달팽이걸음을 걸어야 하고. 고통받는 사람의 곁을 지날 때는 아예 멈춰서야 하는 것 아닐까요? 걸음걸이 종류에서 토박이말의 아름다움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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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543. 서양엔 예수신앙과 한국엔 미륵신앙 2005/12/24
내일은 구세주 예수가 오신 성탄절인데 우리나라에는 오랜 세월 구세주 미륵이 오실 거라고 믿었습니다. 미륵신앙은 미륵보살이 사는 도솔천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것과, 말세인 세상을 구하러 미륵이 오시기를 바라는 것의 2가지인데 서양의 기독교 신앙과 비슷합니다.
신라와 백제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이념으로 나타난 미륵신앙은 후삼국시대 궁예가 흉흉한 민심을 타고 자신이 미륵이라 하기도 했습니다. 또 근세에 생긴 증산교 및 용화교 등도 미륵신앙을 믿습니다. 고려말 향나무를 갯벌에 묻으며 미륵이 오시기를 기다렸던 침향의식이나 드라마 장길산에서 나온 미륵신앙을 보면 예전에 서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으며 살았는지를 짐작하게 됩니다. 요즘도 어려운 이들은 곳곳에 있는데 이분들에게 예수님이 오시고, 미륵님이 오셔서 모두에게 복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 eskay라는 아이디를 가진 분이 “미륵(또는 미특)은 산스크리트어 <미트리야 -Meitreya>에서 온 말이랍니다. <미트리야>는 <구세주>라는 뜻인데, 그리스로 전래하여 <메시아>로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메시아>는 <미륵>과 같은
말이지요.”라고 알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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