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사람은 술을 취하려고 마십니다. 하지만, 원래 우리 겨레는 술을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관리하려는 방편으로 먹었다고 합니다. 술 이전에 약으로 생각했고 ‘백약의 으뜸’이라는 지위까지 받았지요. 특히 백가지 꽃으로 술을 빚었다는 “백화주(百花酒)”는 더욱 그렇습니다. 백화주는 허준 ≪동의보감≫, 서유구 ≪임원십육지≫, 빙허가 이씨 ≪규합총서≫ 같은 책에 빚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 았습니다.
백화주는 맨 먼저 눈을 뚫고 꽃을 핀다는 매화부터 서리 내릴 때 피는 국화까지 꽃을 모아 말립니다. 그리고 찬 기운이 세상을 덮는 10월 중하순쯤에 술을 담가 완성하는 데는 거의 100일이 걸리지요. 1924년 나온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이용만)》에 “꽃을 밥에 버무려서 누룩을 술 밑에 넣고 익은 다음 먹으면 몸에 좋다. 백가지 병을 다스리고 오래 산다고 한다.”라고 백화주를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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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62. ‘뉘’란 말을 아시나요? 2005/10/04
‘뉘’란 우리 토박이말에는 5가지가 있습니다. ‘누구’의 준말이 ‘뉘’이며, 살아가는 한 세상을 뜻하기도 합니다. 또 ‘뉘누리’의 준말로 소용돌이를 이야기 하기도 하며, 자손에게 받는 덕을 말하는데 ‘뉘를 보다’라고 씁니다. 그런가 하면 방아를 찧은 쌀 속에 섞인 겨가 벗겨지지 아니한 벼 알갱이를 뜻하는 말도 됩니다. ‘조선가요집’ 중 시집살이엔 “아가 아가 새아가야 / 밥에 ‘뉘’도 너무 많다 / 밥에 ‘뉘’를 ‘뉘’라 합나’라는 노래도 있습니다.
세상의 사물 중에도 ‘뉘’가 있지만 사람들 속에도 ‘뉘’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뉘’를 우리는 잘 가려내지 못합니다. 그것은 검정새치(같은 편인 체하면서 남의 염탐꾼인 사람, 검정머리가 흰 새치인 척한다는 뜻)로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뉘’는 쌀만이 아닌 세상 속에서도 가려내야할 것입니다. 또 혹시 내가 세상의 '뉘‘는 아닌지 뒤돌아봅니다.
참고 : ≪살려 쓸 만한 토박이말 5000≫, 최기호, 한국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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