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설날의 세시풍속 가운데는 ‘양괭이 쫓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양괭이 또는 야광귀(夜光鬼)라는 귀신은 설날 밤, 사람들이 사는 집에 내려와 아이들의 신을 두루 신어보고 발에 맞으면 신고 가버립니다. 그러면 그해 그 신의 주인에게는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 귀신이 무서워 모두 신을 감추거나 뒤집어 놓은 다음 잠을 잤지요. 그리고 채를 마루 벽에 걸거나 장대에 걸어 뜰에 두었습니다. 그러면 양괭이가 와서 수없이 구멍이 나있는 신기한 물건(채)이 있는 것을 보고 그 구멍을 세느라고 아이들의 신을 훔칠 생각을 잊고 있다가 닭이 울면 도망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설날의 세시풍속에는 세주불온, 문안비, 청참, 오행점, 원일소발 따위의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는 것을 빼고는 모두 잊었습니다. 눈썹이 희어지는 건 ‘해지킴’ 또는 '수세(守歲)한다'라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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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579. 설날의 시절음식 이야기 2006/01/30
설날에 먹는 시절음식을 알아볼까요? 그리고 설날 세배하러 온 사람에게는 설음식 (세찬:歲饌)과 설술(세주:歲酒), 떡국 등을 대접합니다. 떡국은 꿩고기를 넣고 끓이는 것이 제격이었지만 꿩고기가 없는 경우에는 닭고기를 넣고 끓입니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겼지요. 설을 쇨 때 반드시 떡국을 먹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들은 떡국에 '첨세병(添歲餠:나이를 더 먹는 떡)'이라는 별명까지 붙이기도 하였습니다.
설날에 술도 마시는데 '세주불온(歲酒不溫:설술은 데우지 않는다)'이라고 하여 찬 술을 한 잔씩 마십니다. 이것은 옛사람들이 정초부터 봄이 든다고 보았기 때문에 봄을 맞으며 일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에서 생긴 풍습이었습니다. 또 오랜 옛날부터 전하여 왔으며, 육계, 산초, 흰삽주뿌리, 도라지, 방풍 등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든 술인 도소주(屠蘇酒)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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