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세상의 아픈 사람들 다 모여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세상의 섧븐 사람들 다 모여 힘껏 달불 돌리는 어머니, 대보름입니다.” 김재진 시인의 <어머니>란 시 일부입니다. 돌아오는 월요일은 정월대보름입니다. 대보름에는 하늘에 보름달이 휘영청 떠 있지요. 뒷동산에 올라 너그럽고 따뜻한 달빛에 온몸을 맡긴 채 추억을 떠올립니다.
정월대보름 달은 가장 작은 때에 비해 무려 14%나 커 보일 만큼 한해 중 가장 크게 보인다고 합니다. 그것은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기 때문이라지요.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望月)’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에게 행운이 온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또 ≪동국세시기≫에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의 수세하는 풍속과 같이 온 집안에 등불을 켜놓고 밤을 지새운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591. 정월대보름은 토종 연인의 날입니다 2006/02/11
내일(2월 12일)은 설날부터 시작한 명절을 마무리하는 정월 대보름입니다. 신라시대 때부터 이 정월 대보름에는 처녀들이 일 년 중 단 한번 공식적으로 나들이를 허락받은 날이었습니다. 그 나들이는 '탑돌이' 때문이었는데 미혼의 젊은 남녀가 탑을 돌다가 눈이 맞아 마음이 통하면 사랑을 나누는 그런 날입니다.
탑돌이 중 마음에 드는 남정네를 만났지만 이루지 못하여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채 울안에 갇혀 사는 처녀들의 상사병(相思病)을 '보름병'이라고 합니다. 조선 세조 때 서울 원각사 '탑돌이'는 풍기가 문란하여 금지령까지 내렸습니다. 따라서 이 대보름날은 바로 우리나라 토종 연인의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밸런타인데이 대신 정월대보름을 연인의 날로 하여 아름다운 풍속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요? 또 봄이 오는 길목에 있는 정월대보름을 우리의 새로운 도약의 날로 삼아도 좋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