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8년 88서울올림픽 식전행사에 두 개의 고가 상대를 향하여 앞으로 질주하다 머리를 부딪쳐 하늘로 치솟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를 보고 많은 사람은 땅을 박차 오르며 하늘로 오르는 용을 닮아 강렬한 힘을 느꼈다고들 했습니다. 이는 광주 남구 칠석동 옻돌마을에서 음력 정월 초순경부터 2월 초하루까지 하는 고싸움놀이로 중요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옻돌마을에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이 마을이 황소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양이어서 터가 거세기 때문에, 그 기운을 누르려고 시작했다고 합니다.
고싸움은 처음엔 10살 정도의 어린아이부터 시작하여 다음날에는 15살 정도의 아이들이 가담하고, 이후 20세 살의 청년들이 참가한 뒤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하게 됩니다. 줄다리기와 마찬가지로 풍년을 비손하는 농경의식의 한 형태이며, 놀이를 통하여 마을 사람들의 협동심과 단결력을 다지는 집단놀이입니다.
몇 년 전 우리는 텔레비전 방송에서 “명성황후” 드라마에서 명성황후 시해장면을 보면서 분을 삭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는 일본 낭인들의 손에 처참하게 시해당한 뒤 시신을 거두지 못해 장례를 치르지 못하다가 2년 2개월 만에 국장을 치렀습니다. 그리곤 명성황후 장례의 모든 것을 기록한 ‘명성황후국장 도감의궤’를 펴냈습니다.
그런데 파란만장하고 슬픈 국상의 기록인 이 의궤가 지금 우리 땅에 없습니다. 일본 궁내청 서고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가 확인한 것입니다. 일제가 훔쳐간 ‘조선왕조실록오대산본’을 93년 만에 일본에서 되찾아 왔지만, 아직도 오대산사고에 보관되었던 ‘명성황후국장도감의궤’와 여러 권의 조선왕실의궤들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카페 : http://cafe.daum.net/doorgate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