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실학자 담헌 홍대용(洪大容)은 1766년(영조 42) 중국 연행(燕行)에서 견문한 것을 기록한 ≪담헌연기(湛軒燕記)≫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도 나옵니다. “나는 그의 종에게 길을 안내해 달라고 부탁을 하며 다른 사람이 주는 품삯만큼 돈을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유 씨는 품삯은 필요 없고 청심환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곧 청심환 1알을 꺼내 주었다.”
우황청심환이라고도 하는 청심환(淸心丸)은 사행단의 필수품이었습니다. 사행길 곳곳에서는 중국인들이 청심환의 효능을 알고, 청심환을 얻으려 갖은 수를 다 썼기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어머님이 아프시다고 하고, 사행단 일원이 참외를 훔쳐갔다는 거짓말을 하며 청심환을 얻어야만 사행단을 놔주거나, 사행단이 필요로 한 것을 들어주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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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105. 장영실이 만든 해시계, 앙부일구 2007/08/08
장영실은 관청의 노비였는데 그의 뛰어남을 보고 세종이 특별히 아낀 덕분에 많은 발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발명한 것 중에는 이천, 김조와 함께 만든 오목해시계 곧 앙부일구(仰釜日晷)도 있는데 보물 제845호이며, 시계판이 가마솥같이 오목하고, 이 솥이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오목한 시계판에 시각을 나타내는 세로선 7줄과 계절을 나타내는 가로선 13줄을 그어서 시간과 24절기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앙부일구는 대궐 안과 함께 지금의 광화문 우체국 북쪽에 있던 다리인 혜정교와 종묘 앞에 설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시계여서 그 의의가 큽니다. 특히 글을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 12지신 동물 띠 그림을 그려서 시간을 알게 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다만, 현재 복원 전시한 복원품들은 12지신 그림이 없고 글씨만 쓰여 있어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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