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는 1592년 임진왜란 이후 일본으로부터 전해졌다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김치와 고추장 등 고추를 이용한 우리의 전통식품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한국식품연구원은 고문헌 등을 분석한 결과 임진왜란 훨씬 이전부터 우리나라에 고추가 있었다는 자료를 찾아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100년 전인 1489년에 간행된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에 고추를 뜻하는 ‘초(椒)’자와 고추의 옛 한글 표기인 ‘고쵸’가 적혀 있으며, 1527년에 나온 ≪훈몽자회 (訓蒙字會)≫에도 ‘고쵸 초(椒)’가 표기돼 있다는 것입니다. 또 고추장 역시 1433년 발간된 ≪향약집성 방(鄕藥集成方)≫과 1460년의 ≪식료찬요(食療纂要)≫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일본 문헌에는 오히려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일본으로 고추가 전래했다고 나와 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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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268. 화살과 비와 추위를 막아준 닥종이(한지) 2005/03/24
우리 겨레가 발명한 ‘닥종이(한지)’는 1200년을 썩지 않은 대단한 종이입니다. 그 종이로 우리 겨레는 지갑, 지우산, 지의, 지혜 따위를 만들어 써왔습니다.
‘지갑(紙甲)’은 도배를 할 때 풀칠한 종이가 잘 붙도록 그 위를 문지르는 축축한 종이인 습지(濕紙)와 사슴가죽으로 엮어 검은 칠을 한 조선시대의 갑옷이며, ‘지삿갓’은 한지를 발라 만든 삿갓의 하나로 비를 막기 위해 썼던 것이고, ‘지우산(紙雨傘)’은 대오리로 만든 살에 기름 먹인 종이를 발라 만든 우산입니다.
그리고 ‘지우삼(紙雨衫)’은 콩기름에 먹인 종이로 만든 비옷이며, ‘지의(紙衣)’는 솜 대신 종이를 두어서 만든 겨울옷으로 국경을 지키던 군사가 입었고, ‘지혜(紙鞋)’는 조선시대 천민들이 신던 종이로 삼은 신인데 ‘지총미투리’라고도 불렀습니다. 우리 겨레는 좋은 종이를 가진 덕에 화살과 비와 추위를 막는 많은 것들을 만들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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