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조재삼의 책 ≪송남잡지(松南雜識)≫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매미 날개가 나지 않은 모양의 관은 서리(書吏)의 것이고 ‘승두(蠅頭)’ 곧 파리 대가리라고 한다. 날개가 나려고 하는 모양은 모든 벼슬아치 곧 백관의 관이니 ‘사모(紗帽)’이고, 날개가 선 모양은 임금의 관 곧 익선관(翼善冠, 翼蟬冠)이다.” 그를 보면 조선시대 관은 한결같이 매미 날개를 기준으로 하는데 날개가 없는 것은 서리, 날개가 옆으로 난 것은 백관, 날개가 위로 선 것은 임금의 관이었습니다.
이렇게 관이 매미 날개 모양을 한 것은 늘 매미의 오덕을 잊지말라는 뜻이었답니다. 매미의 입이 곧게 뻗은 것은 선비의 갓끈과 같은데 배우고 익혀 선정을 베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슬이나 나무 진을 먹고사니 맑음이요. 농부가 가꾼 곡식이나 채소를 해치지 않으니 염치가 있고, 다른 곤충과 달리 집이 없으니 검소하며, 늦가을 때를 맞추어 죽으니 신의가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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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046. 얼레빗과 함께 쓰던 참빗이야기 2007/05/31
우리 겨레의 머릿결을 빗어주던 것으로 얼레빗과 함께 참빗이 있습니다. 참빗이란 빗살이 굵고 성긴 반원형의 큰 빗인 얼레빗과 달리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빗입니다. 얼레빗으로 머리를 대강 정리한 뒤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쓰는 것으로 때로는 머리카락의 때나 이, 서캐 따위를 없애기 위해 쓰기도 했습니다. 대개 대나무로 빗살을 촘촘히 박아 만드는데 빗살도 성긴 것과 촘촘한 것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참빗의 형태는 직사각형이 대부분입니다.
참빗은 예로부터 영암, 담양, 나주, 남원 등에서 만들었으나 현재는 오직 영암과 담양에서 만들고 있을 뿐입니다. 현재 5대째 참빗을 만들고 있는 영암의 이식우씨와 담양의 고행주씨가 참빗 기능보유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예전엔 아침마다 어머니가 얼레빗과 참빗으로 딸의 머리를 곱게 빗어 주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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