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겨레는 아기가 태어난 지 백일째 되는 날 아침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아기를 돌본다는 세 신령 곧 삼신할머니에게 그동안 무탈하게 돌봐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뜻으로 삼신상을 차려드립니다. 또 아기에게도 무병장수하라고 목에 명주실 타래를 걸어주기도 하지요. 또 이날은 백일떡을 친척과 이웃에 돌렸는데 100명과 나눠 먹어야 아기가 명(命) 곧 목숨을 사서 백수(百壽) 곧 오래 산다고 믿었습니다.
백일떡은 백설기, 수수팥떡, 인절미, 송편 등 다양합니다. 이때 백설기는 장수를 뜻하고 정결·신선함을 나타낸 것이며, 수수팥떡은 부정을 막는 뜻이 있었지요. 또 인절미는 찹쌀로 만들어 차지고 단단하기에 끈덕지고 여물기를 비손하고, 송편은 속이 꼭 차라는 뜻을 담아 속을 넣은 것과 속이 넓으라는 의미를 준 속을 넣지 않은 것 두 가지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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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131. 고려시대, 옷에 향기를 쏘는 ‘박산로’가 있었다 2007/09/07
우리 옛 여인들의 몸에선 항상 은은한 향이 풍겨왔고, 향수, 향로제조기술은 어진 부인의 자랑스러운 덕목이었습니다. 삼국사기에 보면 진지왕과 도화녀 이야기가 나옵니다. 도화녀는 폐위된 진지왕과 이레 동안 잠자리를 같이했는데 그때 사용한 향 때문에 향내가 진동했다고 합니다. 신라 시대에는 아랍 지역에 사향과 침향을 수출하였고, 일본에도 용뇌향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향을 수출할 정도였지요. 중국 문헌에 의하면 신라에서는 남녀노소가 신분의 귀천에 관계없이 향주머니를 찼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입니다.
또 ‘고려도경(高麗圖經)’을 보면 고려에는 향을 끓는 물을 담아 옷에 향기를 쏘는 ‘박산로(博山爐)’가 있었지요. 또 고려의 귀부인들은 비단 향주머니 차기를 좋아했으며, 흰 모시로 자루를 만들어 그 속을 향초(香草)로 채운 자수 베개를 즐겨 썼다고 합니다. 우리에게서도 마음의 향기가 우러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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