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엔 제가 활동하는 SOS기금회에서 "알뜰장터"를 열었습니다. 이 행사는 위기가정을 긴급 지원하는 우리 단체가 기금을 마련하려고 해마다 여는 행사인데 올해는 10번째입니다. 행사장에는 살림에 꼭 필요한 생필품들을 시중보다 훨씬 싼 값에 판매했습니다. 그런데 준비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야 여전히 같은 일을 했지만 예년과 달리 이번엔 행사에 참여하는 이가 무척 적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결과가 사회적 분위기와 직접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는 어려운데다가 전 대통령 장례식을 치른 직후인 때문일 것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살기가 팍팍해도 주변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는 여유로움, 너그러움을 잃지 않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국악기는 만든 재료에 따라 금부(金部)·석부(石部)·사부(絲部)·죽부(竹部)·포부 (匏部, 바가지)·토부(土部)·목부(木部)·혁부(革部, 가죽)로 나눕니다. 그 가운데 석부(石部)는 돌을 깎아 만든 악기로 편경(編磬)과 특경(特磬)이있습니다. 이중 “특경(特磬)”은 돌로 만든 “ㄱ"자 모양으로 된 경(磬)을 16개나 단 편경과 달리 1 개만을 달아 뿔망치 곧 각퇴(角槌)로 쳐서 소리 냅니다. 그 음색은 맑고 청아한데, “가경(歌磬)” 이라고도 부릅니다.
특경은 우리 음악의 기본음인 “황종(黃鐘)” 소리를 내지요. 그리고 음악을 시작할 때 치는 특종(磬鐘)과 달리 끝날 때 치는 악기입니다. 특경의 재료는 경기도 남양의 경돌을 캐어다가 만드는데, 경돌은 가로무늬가 있거나 흠이 있는 것은 못 쓴다고 합니다. 조선왕조 세종 때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이 악기는 지금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에 쓰입니다.
세상의 악기들은 금속, 나무, 가죽 따위의 재료를 써서 만듭니다. 그런데 그런 재료가 아닌 돌을 써서 만든 악기가 있는데 바로 편경(編磬)입니다. 편경은 석회암과 대리석이 섞인 돌을 갈아 “ㄱ”자 모양으로 만든 다음 6개씩 두 줄(12율), 또는 8개씩 두 줄(12율 4청성)로 매달아 쇠뿔로 된 각퇴로 쳐서 소리를 냅니다. 돌로 만든 편경은 다른 악기와 달리 온도와 습도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음이 변하지 않아 조율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편경은 아악에서 표준악기의 구실을 합니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악사들은 전쟁이 나면 우물에 숨겨 놓고 피난을 갔습니다. 다른 악기가 파괴돼 없어져도 편경만 있으면 이로부터 여러 악기를 복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종임금은 박연도 확인하지 못한 편경의 잘못된 음을 잡아내어 절대음감의 소유자임이 밝혀졌습니다. 그 절대음감이 훈민정음 창제에 큰 몫을 했다고 학자들은 얘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