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 때 편찬된 불교대장경 ≪월인석보(月印釋譜)≫에 “男子 남지니라.”라고 적혀있습니다. “남진”은 “계집”의 상대말로 남편을 낮춰 부르는 말입니다. 또 송강 정철의 시조에는 “제 남진 제 계집 아니어든 일흠 뭇디 마오려.”라는 구절이 있지요. 이는 자기 남편, 자기 아내가 아니거든 이름을 묻지 말라는 뜻입니다.
“계집”은 “아내” 또는 “여자”에 해당하는 우리말이지만 여성에 대한 억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랜 가부장제 역사 속에서 “계집”은 그대로 남아 전해지지만 “남진”은 사라지고 “남정(男丁)” 또는 남편 같은 말만 남아서 오늘에도 쓰이는 것입니다. 만일 아직도 아내를 "계집”이라고 부르는 남편이 있다면 그에 맞서 “남진”이라고 불러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남진”이 들어간 말로 “남진겨집”은 ‘부부(夫婦)’의 옛말이며. “남진계집”은 부부를 이룬 남의 집 하인을 말합니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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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870. 부석사 무량수전의 배흘림 기둥 2006/11/26
"더하고 뺄 것 하나 없는 완벽함, 문창살 하나, 문지방 하나에도 천년이 살아 숨 쉬는 상쾌한 균형과 절제” 이 말들은 경북 영주에 있는 국보 제18호 부석사 무량수전(고려 13세기)에 대한 예찬입니다. 그런데 그런 찬사를 듣는 까닭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배흘림 기둥입니다.
배흘림 기둥이란 가운데 부분을 약간 튀어나오게 한 기둥을 말합니다. 이렇게 가운데를 볼록하게 하면 기둥의 머리 부분이 넓어 보이는 착시현상을 막아주며, 건축물의 무게가 기둥의 중간에 집중되는 것을 고려하여 건축물을 견고하게 하고 안전을 배려한 것입니다. 기둥의 종류에는 배흘림 기둥 외에 위로 올라가면서 지름이 조금씩 좁아지는 ‘민흘림 기둥’, 위아래 지름이 일정한 원통형 기둥이 있지요. 배흘림 기둥과 함께 무량수전은 안허리곡, 안쏠림, 귀솟음과 같은
한국의 뛰어난 건축술을 보여주는 으뜸 건축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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