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조선왕릉’ 40기 전체가 2009년 6월 26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랐습니다. 유네스코는 조선왕릉이 유교적, 풍수적 전통을 근간으로 한 독특한 건축과 조경양식으로 세계유산적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며 지금까지 제례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적인 전통이 이어지는 점, 조선왕릉 전체가 통합적으로 보존관리 되는 점 등이 세계유산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부 훼손된 능역의 원형 보존과 개발압력에 따른 완충구역의 적절한 보존지침 마련․시행, 종합적인 관광계획 마련과 안내해설 체계 마련 등도 권고하였지요. 이번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에 올라 우리나라는 종묘와 창덕궁에 이어 조선왕조 관련 문화유산들이 대부분 세계유산으로 올랐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미 올라있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경주 역사유적지구, 고인돌 유적, 제주 화산섬·용암동굴과 함께 모두 9건의 세계유산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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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41. 속세의 찌든 때를 씻어주는 풍경소리 2006/07/16
산속에 고즈넉이 놓인 절에 가면 어디선가 맑고 고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절집 처마에 매달린 풍경(風磬)인데 풍령(風鈴), 풍탁(風鐸), 첨마(檐馬)라고도 합니다. 작은 종처럼 만들어 가운데 추를 달고 밑에 쇳조각으로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 매달아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며 맑은소리를 냅니다. 풍경은 사람이 종을 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힘으로 소리가 납니다.
그런데 이 풍경에 왜 물고기가 달렸을까요? 불교에선 풍경 말고도 나무로 깎아 매단 목어(木魚)도 있는데 물고기처럼 항상 눈을 뜨고 열심히 정진하라는 뜻이지요. 또 절집에 있는 범종은 모든 사람들을, 법고(북)는 모든 육지 짐승들을, 풍경은 모든 바다 생물들의 깨달음을 염원하는 뜻으로 울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조용한 가운데 눈을 감고 풍경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속세의 찌든 때가 말끔히 씻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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