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놈의 종자야 네 올줄 알구 썩은 새끼로 문걸구 잤구나 / 울 넘어 밖에서 꼴 베는 총각아 눈치나 있거든 이 떡을 받아라.” 위는 평안도 용강지방 민요 “자진아리”의 일부입니다. 그런가 하면 “앞집 체네(처녀)가 시집을 가는데 뒷집에 총각은 목매러 간다.”라는 대목의 “사설난봉가”도 있습니다. 또 “구부러졌다 활나물이요 펄럭펄럭 나비나물“ 같은 나물타령(끔대타령)도 있지요. 이런 서도민요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가사가 참 재미있습니다.
서도민요(西道民謠)는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불리는 민요로 이밖에 술비타령, 굼베타령, 풍구타령, 봉죽타령 따위도 있습니다. 최근엔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선생이 서도지방에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토대로 “항두계” 등의 토종 뮤지컬을 꾸며 공연하기도 합니다. 이는 민요를 외면하는 시대에 민요가 가진 정겨움을 한껏 살려 대중에게 좀 더 다가서고자 하는 작은 움직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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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988. 아쟁, 장엄한 저음 부의 소리 2007/03/24
서양 관현악 연주를 들으면 ‘첼로’나 ‘콘트라바스’가 내는 장엄한 저음 부의 소리가 들립니다. 이런 저음 부의 악기가 국악에도 있는데 바로 ‘아쟁’입니다. 아쟁(牙箏)은 고려 때 중국에서 들어와 정착된 것으로 원래 7현이었지만 지금은 9줄이나 10줄로도 만듭니다. 거문고보다 큰 몸통에 굵은 줄을 얹고, 개나리 나무로 만든 활대에 송진을 바르고 줄을 문질러 소리냅니다.
아쟁에는 정악아쟁과 산조아쟁이 있는데 정악아쟁은 연주자의 왼쪽에 놓이는 꼬리 부분이 아래쪽으로 구부러져 있습니다. 아쟁산조를 연주하거나 반주음악으로 쓰는 산조아쟁은 창극에서 효과음악을 연주하기 위하여 고안된 것입니다. 말총이 아닌 개나리 나무로 굵은 줄을 마찰시켜 거친 음색을 내지만 그 점이 아쟁의 특징이지요. 서양음악에서 전체 음악을 감싸고, 받쳐주는 첼로처럼 국악관현악에서 아쟁의 저음을 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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