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높임말이 아주 잘 발달해서 위, 아래로 예의를 갖추는 법이 아주 다양합니다. 그런데 그 호칭 가운데 2인칭 쓰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지요. 그 어렵다는 2인칭 중에 “이녁”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이녁”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들 사이에서 아직도 더러 쓰이는데 어감이 매우 친근하고 정겹지요. 자신과 비슷한 상대이면서도 “너나들이”가 아니어서 “너”라고 부르기는 어정쩡할 때 적절하게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이녁”입니다. 그리고 연인이나 가시버시(부부) 사이에 쓸 수도 있는 말이 아닐까요?
하지만, 지금은 거의 잊힌 말이 되었습니다. 이 “이녁”이란 말은 “내가 언제 이녁을 무시했다고 그러오? 그건 이녁이 잘못 생각한 것 같구려”처럼 씁니다. 참고로 마치 한몸 같이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는 “옴살”, 서로 겨우 낯을 아는 정도의 사이는 “풋낯”입니다.
참고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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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373. 오늘은 소서(小署), 수제비로 이열치열을 2005/07/07
오늘은 24절기의 열한 번째 소서입니다. 옛 사람들은 이때 초후에는 더운 바람이 불어오고, 중후에는 귀뚜라미가 벽에 기어 다니며, 말후에는 매가 비로소 사나워진다고 합니다. 이 시기는 장마철이지만. 농촌에선 김을 매주고, 퇴비 장만과 논두렁의 잡초깎기도 합니다.
또 이때는 채소나 과일들이 풍성해지고 보리와 밀도 먹습니다. 채소는 호박, 생선은 민어가 제철이며, 민어포는 좋은 반찬이 됩니다. 또 민어는 회를 떠서 먹기도 하며,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은 뒤 고추장 풀고 수제비 띄운 매운탕을 끓여먹는 맛은 환상이지요. 특히 국수나 수제비는 이때 즐겨 먹습니다. 더운 날을 이열치열로 보내는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입니다.
“젊은이 하는 일이 / 김매기뿐이로다 / 논밭을 갈마들여 / 삼사차 돌려 맬 제 / 날 새면 호미들고 / 긴긴해 쉴 새 없이 / 땀 흘려 흙이 젓고 / 숨막혀 기진 할 듯” 농가월령가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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