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들이 땅에서 꺼내먹는 미개한 식품이라고 했던 “김치(Kimchi)”는 이제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꼽힙니다. 또 김치라는 말은 세계에서 통하는 한국어로 된 고유 이름이지요. 그런데 지난달 29일 로마에서 열린 제32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 (CODEX) 총회에서는 한국의 전통식품 “고추장(GOCHUJANG)”이 아시아 지역 국제식품규격으로 통과되어 김치(Kimchi)처럼 세계 시장에서 한국어로 된 고유 이름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세계 시장에서 고추장은 영어 ‘Korean hot pepper paste’가 아닌 한국어 발음 ‘Gochujang’으로 불리게 되었지요. CODEX에 등록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식품으로 공식인정을 받았다는 뜻입니다. 유중림이 1766년(영조 42)에 쓴 《증보산림경제》에 "메줏가루 한 말에 고춧가루 세 홉, 찹쌀가루 한 되를 넣어서 진하지 않은 간장으로 가라앉히고 나서 햇볕에 숙성시킨다."라고 쓰여 있어 요즘과 비슷한 고추장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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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090. 한여름 밤의 또 다른 부인 "죽부인" 2007/07/21
옛 사람들의 여름나기에는 탁족, 모시옷, 이열치열 등 다양했으며, "죽부인"도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죽부인은 대를 쪼개어 매끈하게 다듬어 얼기설기 엮어서 만든 침구의 하나입니다. 무더운 여름밤, 안고 자기에 알맞아서 죽부인이라고 했는데 죽부인을 가슴에 품고 자면 대나무의 차가운 감촉뿐만 아니라 솔솔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에 저절로 깊은 잠에 들 수 있습니다. 품었을 때 찔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끈이나 못, 철사 따위를 전혀 쓰지 않고 만듭니다.
조선 후기의 문신 이유원의 글 《임하필기(林下筆記)》에 보면 "무더운 여름 평상에서 '죽부인을 두고 손발을 쉰다. 그 가볍고 시원함을 취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죽부인은 어머니에 준하는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아들이 아버지의 것을 쓰지 않는 것이 예의였으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관속에 합장하거나 불에 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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