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쓰는 “민족”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정한 지역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공동생활을 하면서 언어와 문화상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 집단”입니다. 이해하기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민족”을 토박이말로 바꿔 놓으면 “겨레"입니다. 일제강점기만 해도 우리는 “겨레”라는 말을 자주 쓰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민족”이란 한자말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해버렸습니다.
여기서 “겨레”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봅니다. 사전은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민족”이라고 풀이합니다. 그런데 같은 핏줄을 이어받지 못했다면 애초에 “민족”일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말대학원장”을 하시는 김수업 선생님은 ”한 곳에 오래도록 살면서 같은 말과 삶으로 이루어진 동아리”라고 풀이해 놓았습니다. 참 쉽죠? 남에게 잘난 체를 하려는 속셈이 아니라면 “민족”이 아니라 “겨레”를 쓰고 설명도 이렇게 쉽게 말해야만 합니다.
참고 : ≪우리말은 서럽다≫ 나라말,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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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34. 고추를 널어 말리고, 윷놀이를 하던 멍석이야기 2005/09/06
지금은 전통한식점, 전통찻집 등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멍석은 우리 겨레에게 친근한 민속품이었습니다. 멍석은 곡식을 널어 햇볕에 말리기 위해 짚으로 엮은 큰 자리였는데 월여농가(月餘農歌)에는 관도점이라고 했으며 덕석, 덕서기, 턱성, 터서기 등으로 불렀습니다. 멍석은 보통 3m × 1.8m 정도의 직사각형이지만 둥근 모양도 더러 있었고, 특히 맷돌질할 때 바닥에 깔아 쓰는 맷방석이라는 둥글고 작은 것도 있습니다.
멍석은 곡식을 널어 말리는 것 외에 잔치나 상을 당했을 때, 굿판 등 큰 행사 때는 마당에 깔아 놓고, 많은 사람이 앉았으며, 명절에는 멍석에 윷판을 그려 놓고, 윷가락을 던지며 윷놀이를 즐겼습니다. ‘멍석말이’라는 멍석의 특별한 쓰임새는 민간에서 사적으로 주는 벌입니다. 특히 간통 따위를 저지른 사람을 멍석 안에 넣고 둘둘 말아 볼기를 치는 형벌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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