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눈부처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9. 12. 29. 10:46

본문

 


지난 주말에는 아는 동생 식구를 불러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처럼 어렵게 애를 낳은 친구인데, 마침 이번에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축하하는 자리로 식구가 같이 만났습니다. 어렵게 세상 빛을 본 애들도 처음 보고...

애들 눈동자는 왜 그리 맑은지요. 그 작은 눈동자 속에 마치 온 우주가 들어 있고, 이 세상 모든 평화가 다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 눈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 눈동자에 비친 제 모습을 찾게 됩니다. 너무 맑은 눈동자에 비친 초라한 제 모습을 보면 제가 뜨끔합니다.

우리말에 '눈부처'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이라는 뜻입니다. 이 눈부처는 두 사람이 서로 똑바로 마주 봤을 때 상대방의 눈동자에 보이는 내 모습입니다. 다른 사람의 눈을 마주할 때 비로소 나를 발견하는 것이죠.

이제 이틀만 지나면 한 해가 갑니다. 이 해가 가기 전에 우리집 애들 눈을 보면서 눈부처를 찾아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눈부처

문수현 씀

그대의 눈동자에 아직
내가 새겨지지 않았다면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서
그대의 눈부처 되리
떠나가도 헤어져도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는
사랑한다 말해놓고 돌아서면
지워지는 그림자가 아니라
무시로 스쳐가는 구름이 아니라
호수의 바닥이 된 하늘처럼
깊이 뿌리내리고
눈 깜박일 때마다
눈동자 가득 살아나는 얼굴
나, 그대의 눈부처 되리

 

-----------------------------------------------------------

우리말을 매일 잠깐씩이라도 공부하기 위해 '성제훈의 우리말편지'를 누리집에 옮겨보았습니다.

이제 오래되기도 했고 이런저런 여건상 계속 옮기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어보여 연재를 중단합니다.

하지만 '성제훈의 우리말편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저자로부터 계속 받아보기를 원하시는 분은

누리편지 jhsung@korea.kr 

전화 010-3338-1867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 urimal123 이므로

이 쪽으로 연락주시면 매일매일 우리말 편지를 받아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는 2017년 11월에 완전 종료되었습니다. 위 연락처로 연락해도 더 이상

이메일로 받아보실수는 없다고 합니다.


주인장 올림

 

'마감된 자료------- > 성제훈의우리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치다/젖히다  (0) 2009.12.28
마호병/보온병  (0) 2009.12.25
슬겁게  (0) 2009.12.23
나달  (0) 2009.12.22
막걸리 로마자표기  (0) 2009.12.2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