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장 최근에 개통된 올레 제15코스에서 금산공원과 납읍숲길을 잠깐 둘러보았다. 원래는 한림읍 한림항에서 출발해 애월 고내 포구에 이르는 약 19km의 대장정인데 모두 돌려면 일찍 챙겨서 나가야 하는 것인데 우이럭저럭 하다보니 점심때가 다 되서야 나서게 됐다. 갔다와서 해야 할 일도 있어서 그 두 곳만 갔다올 생각으로 금산공원으로 향했다. 금산공원은 납읍초등학교 바로 옆에 있는 숲이다. 예전에도 잠깐 이 곳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리 크지는 않은 곳이지만 원시림의 분위기를 느끼에는 그만인 곳이다.
금산공원 입구다. 예전보다 훨씬 단장 돼 있다. 왼쪽 편에 여학생들이 많이 있는 듯 싶었다. 중학교 여학생들이 일요일이라 이곳에서 놀고 있는 듯 싶었다. 이 숲은 일명 금산공원이라고 불리는데 공식명칭은 제주 납읍리 난대림으로 천연기념물 제375호로 지정돼 있다. 이 납읍리는 예로부터 양반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인데 양반들이 시를 짓거나 담소를 나누는 곳으로 이용됐기 때문에 원시적 식생이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는 후박나무 생달나무 종가시나무 등이 주로 심어져 있다. 평지에 남아 있는 보기드문 상록수림 지대로 나무의 종류는 단순하지만 전형적인 난대림상을 이루면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아 문화재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금산공원안에 있는 납읍리 마을제를 지내는 곳이다. 납읍리 마을제는 제주도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돼 있다.
금산공원을 한 바퀴 돌다보면 숲의 원시성이 느껴진다.
금산공원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는데 입구에 들어올 때 재잘거리던 여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놀랍게도 생일축하파티를 하고 있었다. 아마도 주인공에게는 비밀로 하고 이 곳으로 불러낸 모양인데 깜짝 생일파티에 주인공 여학생이 감격한 듯 울먹거리기까지 했다. 아쉽게도 난 저런 시절이 없었다. 그들의 생기발랄함이 부러울 따름이다. ㅋㅋ 그런데 깜짝 쇼를 끝내고 생일케잌에 불을 붙이려는데 성냥을 잊고 안가져온 모양이다. 나에게 라이터를 빌려달라는데 아깝게도 라이터가 없어서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전혀 그러질 못했다. 조금 뒤에 생일축하노래가 합창되는 걸로 봐서 촛불켜지 않고 그냥 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오늘은 일정상 역주행을 해야 했다. 금산공원 들러서 역주행하다보면 납읍숲길을 찾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길을 잃었다. 금산공원을 보고 역주행하다가 길을 잃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바로 길 건너편 골목길에 길을 안내하는 리본이 달려 있는데 그 땐 그 리본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엉뚱한 곳에서 길을 헤메다가 할 수없이 되돌아가 차를 끌고 마침 점심때도 한참 된 터라 어음공판장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은 후 길찾기에 나섰다. 그리고 다행히 오래지 않아 큰 길가에 리본을 찾아내 원래 한림에서 고내리로 정상주행할 때 납읍숲길 초입을 찾아낼 수 있었다.
호젓한 숲길이다. 아마 올레길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길을 낸 듯하다. 바로 옆으로는 밀감과수원과 양배추 밭등이 있다. 그러나 숲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한 10여분 걸었을까.
시멘트 포장길이 나왔다. 그리고 왼편으로 웬 팔각정자가 보인다. 멀리서 볼 때 올레꾼들을 위한 쉼터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개인 가정집 울타리 안에 있는 정자였다. 그러고보니 그 집은 아주 넓은 정원을 가진 보기 좋은 예쁘게 지어놓은 집이었다.
백년초라는 것으로 한림읍 월령리에 자생하는 손바닥 선인장이다. 보랏색 둥근 것은 손바닥 선인장의 열매로 몸에 좋기 때문에 즙으로 가공돼 많이 팔려나간다.
호박 덩굴이 워낙 여기저기 뻗어가기 때문에 돌담위에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더 있으면 누렇게 익을 텐데 저대로 놔둬도 괜찮을런지….
올레길 돌담위로 동백꽃이 벌써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했다.
올레길에 고관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 절 마당에 유자가 정말 탐스럽게 열렸다.
그 바로 옆에 큰 소나무 두 그루가 곧게 뻗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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