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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도자의 덕목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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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10. 2. 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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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의리와 지도자

 
조선시대 영조때 전·현직 정승 3명이 한달여의 간격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당시 사도세자와 대립관계에 있던 노론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당론을 거부하고 사도세자를 지지했고, 소신을 지키기 위해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사후(死後)에 시호를 하사받았다. 이로써 사도세자를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행위는 의리있는 행위로서 후대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의리(義理)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올바른 도리'라고 한다. 옛말에 "의리는 산같이 무겁고 죽음은 기러기 털과 같이 가볍다"는 말이 있다. 의리를 위해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의리는 높은 도덕적 의미를 내포하고 선(善)이나 신(信)과도 연관된다. 즉 참다운 의리란 약자를 보호하고 친구나 가족을 비롯한 이웃과 서로 믿고 어려움에 처하면 몸을 사리지 않고 돕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예부터 의리를 지킨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져 왔다.

 

공자는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君子 喩於義 小人 喩於利)" 고 했으며 명심보감에도 "의리없는 벗은 사귀지 아니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고려왕조를 지키고자 했던 정몽주나 조선조에서 단종을 끝까지 지지했던 사육신 등은 충절과 의리의 전형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정가가 분주해지고 있다. 많은 후보들이 당선 가능성을 찾아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린다. 어떤 후보는 자신이 예전에 몸담았던 정당을 버리고 아무런 해명도 없이 다른 정당에 가입하기도 한다. 그렇게 의리가 없고서야 어찌 믿고 따를 수 있을까.

 

요즘 한창 말이 많은 세종시 논란도 무관하지 않다. 이 와중에 여당 대표는 '미생지신(眉生之信)'을 들먹이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약속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참여정부에서 세종시 추진에 깊숙이 관여했던 한 공무원은 최근 세종시 원안은 "사회주의 이념을 도입했다"며 수정안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의 몰가치성과 영혼없는 공무원의 표본을 보는 듯 하다.

 

권력에 붙었다가 효력이 다하면 외면하는 세상 인심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눈 앞의 재물이나 권력에 눈먼 사람들은 후일을 생각지 아니한다. 그래서 '실리'라는 미명하에 과거의 정리를 헌신짝 버리듯 한다. 이즈음 찾아볼 수 있는 의리라고는 "우리가 남이가!" 하는 파벌주의를 조장하는 의리나 조직폭력배들이 즐겨 말하는 의리밖에 남아 있지 않아 오히려 없느니만 못한 현실이다.

 

<2010.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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