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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는 자연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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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09. 10. 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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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즐겨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멕시코에서 돼지독감이 사람에게 전염되기 시작해 피해를 냈다. 사람이 독감에 걸리는 것처럼 돼지도 독감에 걸리는데 이것이 A형 돼지인플루엔자다. 이 인플루엔자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다른 종(種)의 생물에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던 것이 돼지의 몸 안에서 변이를 일으켜 이제는 사람에게도 쉽게 전염되고 있다. 바로 '신종 플루'라고 불리며 현재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A[H1N1] 바이러스이다.


2003년 유행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성증후군)나 2007년의 조류독감(AI)도 원래 가금류 등에서만 전염되던 것인데 이제는 사람에게도 감염된다. 게다가 신종플루는 사람, 조류, 돼지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모두 섞였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


이 질병들의 공통점중 하나는 진원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류독감의 진원지는 태국의 거대 치킨회사인 '챠런 폭판드'로 추정됐다. 그러나 조사보고서는 비밀에 부쳐졌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돼지독감의 진원지로 멕시코에 있는 세계 최대 축산회사의 하나인 스미스필드 돼지농장을 지목했다. 그러나 멕시코 당국이나 농장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결국 이번 신종 플루 진원지도 설(說)만 무성하다.


하지만 세계적 축산기업의 축산방식에 대한 문제점은 이미 알려졌다. 그들의 농장은 푸른 초원이 아니라 기업형 공장이다. 가축들은 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좁은 축사에 갇혀 지내며 오로지 인간의 대량소비를 위해 사육된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가축들이 정상일리가 없다.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이 발생하면 급속도로 퍼질 우려가 높다. 때문에 항시 축산사료엔 항생제가 투여된다. 하지만 그 항생제에 의한 내성이 강화되면서 더욱 강한 신종 바이러스가 생겨난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센터본부(CDC)는 신종플루의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에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가 생겨났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나마 믿었던 타미플루마저 이젠 믿을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인간은 머지않아 신종플루 백신을 개발해낼 것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식량문제 및 의술(醫術)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명분을 항상 내세운다. 그러나 식량문제는 생산 부족이 아니라 분배구조의 왜곡에서 빚어지고 있으며, 질병없는 사회가 과연 축복 받는 세상인지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다른 생명체에 대한 존엄성을 인정하지 않는 한 인간의 야만성에 대한 자연의 경고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20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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