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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조이 세대 vs 프리타 족

세상보기---------/조리혹은부조리

by 자청비 2010. 2. 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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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듯 도전" 챌린조이 세대의 탄생
신세대의 발랄한 도전기… 두려움없이 즐기니 성과도 남다르다

<머니투데이>

 
#1.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딴 이승훈(23), 모태범(22), 이상화(22)는 거침이 없었다. 이승훈은 1만m에서 금메달을 따 세계를 놀래 킨 후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지 모태범과 함께 서울 거리를 활보하고 싶다. 사인 공세가 몰려오면 즐거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전 세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포스(?)가 느껴졌다. 이들은 도전을 '무거운 짐'으로 여기던 선배와 전혀 달랐다. 올림픽은 즐거운 놀이터인 셈이다.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이들에게선 한국의 역동적 미래가 느껴졌다.

 

#2. 김연아(20)는 강심장이었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바로 앞 순서에서 아사다 마오가 무결점 연기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앞선 연습에서 트리플 플립 점프를 실수했지만 김연아는 두려움을 떨쳐버린 듯 당당했다. 피겨를 예술로 승화시켜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고 78.50점으로 쇼트프로그램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3. 기성세대들이 엄두도 못 내던 분야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이어졌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프리스타일 등 미지의 분야에도 도전자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참신한 것을 즐기기 때문이다. 봅슬레이 강광배(38) 선수는 한국판 '쿨러닝' 신화의 산 증인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4. 프리랜서 기자, 파워블로거, 방송인, 작가, 사업가. 얘기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 직업군이다. 한 사람이 이 모든 일들을 해낼 수 있을까. 사고방식이 다르다면 가능하다. 이여영(30)씨는 프리랜서로 각종매체에 글을 기고한다. 참신한 주제와 감각적인 문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 라디오에선 고정 코너를 진행하고, 20대를 위해 자기계발서도 출간했다. 지인들과 함께 막걸리 전문점도 열었다.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지 싶다. 그러나 웃는다. "왜? 즐거우니까!"

 

#5. 주방에도 과학이 있다. 요즘 세계 요리를 꿰뚫는 가장 큰 흐름은 재료의 질감을 과학적 방법으로 살리는 분자요리다. 최현석 쉐프(39)는 비이커, 주사기 등을 활용해 마치 과학 실험하듯 요리한다. 우슈 사범이란 특이한 경력의 최 쉐프는 창의력을 요리사의 자질 가운데 으뜸으로 꼽았다. '된장찌개 튀김' '고추젤리 버거' 등 생소한 이름의 요리를 창안한 그에게 요리는 도전이자 재밌는 놀이다.

 

"마치 게임하듯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패배해도 개의치 않는다. 내가 원한 건 도전이니까!"

'챌린조이(Challenge+Enjoy)' 세대가 등장했다. 쏟아져 나오듯 광범위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챌린조이들은 나이를 불문한다. 기성시대가 가지 않던 새로운 길을 도전하고 즐긴다. 이들의 도전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기에 충분하다.

 

챌린조이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즐기기 때문에 성취도 남다르다. 이여영씨는 "세상에 부딪히며 살기로 마음먹은 이상 한 두 번의 시련은 압축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연아도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자신감을 유지한다면 결과가 어떻든 나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않고 후회할 일도 없지 않을까"라며 실패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

 

챌린조이 세대의 등장은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사회·문화적으로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부유함이 자신감을 높인 결과다. 김병준 인하대 스포츠심리학 교수는 "챌린조이 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가족으로부터 물질·심리적 지원을 충분히 받았고, 이 같은 환경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 새로운 도전을 즐기게 만들었다"면서 "즐겁게 일에 매진하는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신세대의 발상이 좋은 형태로만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지 않는 태도는 최근 졸업식 알몸 소동과 같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신인류의 도전정신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응축, 미래를 주도하는 힘이 되기에 충분하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탈권위 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은 자기 의지에 따라 삶을 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러한 자율성은 미래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그레이드 코리아가 '챌린조이' 키웠다
풍부한 해외경험, 생활수준·국격 업그레이드 등 복합작용


 

<머니투데이>

 

가로수길, 홍대거리, 로데오거리 등 아이콘이라 불릴만한 거리를 걸으면 기성세대와 사뭇 다른 분위기의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세련된 트렌드의 물결과 에너지가 넘친다.즐기면서 도전하는 '챌린조이'(Challenge+Enjoy) 세대의 등장은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상을 가져오고 있다. 즐기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삶과 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은 챌린조이 세대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다. 챌린조이의 관심사가 '먹고 즐기는 생활의 트렌드에 대한 탐구'인 것도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이처럼 각계각층에서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는 챌린조이 세대의 등장은 더 이상 구시대적 사고에만 안주한다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변화의 메시지를 던진다.

 
◇ 챌린조이 탄생 배경 = 한국을 변화시키고 있는 역동적인 챌린조이 세대의 탄생 배경은 복합적이다.
△생활수준 향상 △중산층의 사회주류 형성 △부모의 탈권위화 △글로벌에 대한 풍부한 경험 △미디어 발달 △국격 향상 등 사회·경제·문화적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한국 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챌린조이는 글로벌화된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전보다 부유한 환경에서 국가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성장한 세대다. 가장의 권위에서 탈피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단순 조력자 역할을 벗고 인생의 멘토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자율성을 지닌 챌린조이들이 쏟아져 나온 배경이다.

 

다채로운 해외 연수, 여행 등을 통해 쌓은 다양한 경험도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고, 도전 그 자체를 즐기는 챌린조이 탄생에 영향을 미쳤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이들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를 특별하게 보는 시각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면서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격 업그레드 자신감의 원천 =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을 필두로 한 '글로벌 코리아'의 약진, 2002년 월드컵 등을 거치면서 터득한 한국에 대한 자신감은 이들 세대에게 가장 큰 자산이다. 챌린조이 세대들은 한국을 더 이상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는 국가로 생각하지 않는다.

 

국제사회 위상 강화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부는 지난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했다. 세계 경제 흐름을 결정하는 회의의 의장국으로 중심에 우뚝 선 것. 지난해 11월 한국이 선진국 중 선진국 클럽이라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것은 자긍심을 한껏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정부도 챌린조이 등장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챌린조이 세대의 역동성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젊은이들의 1등과 기업의 세계 최고 제품 생산은 우리 국민 특유의 역동성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를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파이낸셜 타임스도 "한국은 세계무대에서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고 격찬했다.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김연아가 세계 피겨 무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한국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경제·문화적 파워로 부상한 것과 똑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진단했다.

 

외신들의 이 같은 평가는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확연하게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정부의 국격 업그레이드는 사회 곳곳에 긍정적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챌린조이 세대들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무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아 이상화가 아름다운 이유, 그리고…
챌린조이 세대 vs 프리타 족

 

<머니투데이>

 

연아는 아름답다. 감격으로 흘리는 눈물도 예쁘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는 모습은 더욱 당당하다. 그 모습을,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집에서 대합실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도 덩달아 푸근하다. 그렇게 연아와 우리는 하나가 된다. 벅찬 감동이 전국을 휩쓸고 지나가는 때 이런 생각이 스친다.


'동계올림픽의 금메달은 하룻만에 딴 것이 아니다. 또 혼자의 힘으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이정수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김연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예상을 뒤엎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우리의 자랑스런 아들, 딸과 동생들. 그들은 삶을 즐기면서도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겁내지 않고 도전해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어려운 여건을 탓하지 않는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실패해도 슬픔의 눈물은 잠시일 뿐이다. 다음 기회를 위해 다시 힘찬 도전을 시작한다.

 

겁 없이 도전하고 당당하게 즐기는 챌린조이 세대

머니투데이는 이런 우리의 자녀와 동생들을 '챌린조이 세대'로 부르고 있다. 과감히 도전하면서(Challenge) 삶을 즐기는(Enjoy) 신세대라는 뜻이다. 당당하고 똑똑한 그들은 스마트(SMART)하기도 하다. 섹시하고(Sexy) 팔방미인이며(Multi-player) 적극적으로 도전하는(Aggressive) 동시에 지킬 것은 지키면서(Respect) 뚜렷한 목표(Tareget)를 향해 나아간다. 거침없는 그들 앞에 장애물은 없으며, 즐기는 일을 하기 때문에 겁이 없고 당당하다. 성공하면 거리낌 없이 승리를 만끽하고, 실패해도 다음 기회를 기약한다.

 

2010년 2월, 우리는 '챌린조이 세대'를 힘껏 치켜세운다. 우리에게 꿈을 주고, 희망을 주고, 우리가 나아갈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고 믿어서다. 경제위기를 말끔히 이겨내지 못하고 살림살이의 고됨에 힘겨워하는 우리는 그들의 상큼, 발랄함에 힘과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일까. 우리는 '챌린조이 세대'를 칭찬하면서 이런 말도 듣는다.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반드시 5가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동생 또는 형의 희생, 본인의 체력, 그리고 아빠의 무관심', 바로 '5대 핵심요소'다. 일류 대학에 합격하고,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5가지가 필요하다는 것. 5가지는 물론 한두 개도 갖추지 못한 많은 보통사람들에겐 냉소적인(Cynical) 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들만의 리그'이고 '당신들의 천국'이라는 지적이다.

 

챌린조이 세대의 빛과 프리타 족의 그림자

하지만 이런 5가지는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전략이라는 적극적 해석도 나온다. 바로 온 가족이 힘을 합해 자녀의 성공을 지원해주는 '가족총력지원시스템'이 단국이 나라를 세운 이후 4343년 동안 가장 융성한 시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모는 자녀를 위해 희생하고, 자녀들은 나보다 나은 형제를 위해 양보하고, 본인은 발이 부르트도록 연습함으로써 금메달을 따고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챌린조이 세대'뒤에 '프리타 족'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우리의 사랑스런 자녀와 동생들인 그들.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은 챌린조이 세대가 되고, 그런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프리타 족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대학 졸업생 중 39%가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자녀와 동생들이 '프리타 족'이다.

 

물위에서 우아하게 헤엄치는 백조는 물 밑에서 발을 수없이 움직이고, 우리 눈에 보이는 빙산은 거대한 크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연아와 태범, 상화와 종수, 그리고 승훈의 아름다운 당당함 뒤에는 그들을 더욱 만들게 만드는 아쉬운 그늘이 적지 않다. 챌린조이 세대에 환호하고 칭찬하면서도 프리타 족에 대한 배려와 격려가 필요하다.

 

'프리타 족'의 '챌린조이 세대'화를 위하여

아버지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실패하더라도 다음 기회를 엿볼 수 있도록 따듯하게 격려하는 실패허용 문화를 만들고, 자녀와 동생들이 꼭 이루고 꿈에 도전할 수 있도록 마당을 제공하며, 부모의 희망사항을 강요하면서 자녀의 꿈을 억제함으로써 문제아를 만드는 교육시스템을 개선하는 일…. 그래서 프리타 족은 줄어들고 챌린조이 세대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우리 조상이 하지 못했던 세계중심국가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  <홍찬선 부국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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