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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의 정치력 발휘해야

세상보기---------/마음대로 쓰기

by 자청비 2010. 8. 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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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의 정치력 발휘해야

 

 
 
중국 당(唐)태종 이세민은 지략과 용력이 뛰어나 건국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삼형제중 둘째였던 이세민은 왕위에 오르기 위해 형제간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세민이 고비를 넘기고 황태자인 형과 동생은 물론 그 측근들을 모두 제거할 때였다. 황태자의 책사였던 '위징'이 이세민 앞에 끌려나왔다. 위징은 말했다. "황태자께서 진작 소신의 말을 들었더라면 오늘과 같은 화(禍)는 없었을 것입니다"

 

이에 이세민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소신대로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인물이라고 여겨 그를 국사(國事)로 중용했다. 이후 위징은 이세민에게 직언으로 충성을 다했고, 그로 인해 당 태종은 중국 역사에서 위대한 군주로 남게 됐다. 이처럼 훌륭한 지도자는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 보다 적을 포용하는데서 더욱 빛을 발했다.

 

적을 포용하려면 지도자가 자신의 능력을 신뢰할 수 있는 자신감과 장기적 안목을 갖고 있어야 한다. 확고한 자신감 없이는 남을 포용하거나 배려하는 여유를 기대할 수 없다. 자신감과 장기적 안목으로 적을 동화시키고 더 큰 문화를 창조했던 예는 2500년전의 로마인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로마가 단순한 정복국가에 그치지 않고 다방면의 문화가 꽃피었던 대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민선 5기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제주도정은 지난 한달여를 동중정(動中情)의 분위기에서 보냈다. 공무원들은 윗선의 눈치만 보면서 거의 일손을 놓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달초 마침내 첫 인사가 단행됐다. 결과는 당초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선지방자치가 시행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고질병이 전혀 치유될 기미가 안보인다. 이 와중에 전직 지사가 현직 지사를 상대로 허위사실공표혐의로 고소하는 일도 발생했다. 시시비비는 가려야 하겠지만 전·현직 지사간 법정다툼을 지켜봐야 하는 도민들은 심정이 착잡하다.

 

조직의 위기는 목표를 향한 전략을 수립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갈등관리에 실패한 나머지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역공동체로서 제주도라는 큰 조직에서 볼 때 조직 내부 및 리더간 갈등은 제주 미래 비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국제자유도시이며 특별자치도라고 하는 제주도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장기적 안목을 지니고 적을 동화시켜 더 큰 문화를 창조했던 로마인들의 국가경영 기법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경쟁력 확보의 출발점과 종착점은 우선 조직내부에 달려 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라고 한다. 상대방을 포용하지 못할 때 갈등은 극한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 조직을 다독거리며 경쟁력을 확보한 후 혁신을 통해 제주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할 때다.<20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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